현대차그룹의 ‘에르고 모션 시트’, 단순한 마사지 기능 넘어 운전자 피로도 직접 관리
팰리세이드, GV80 등 고급 라인업에 탑재... 고속 주행 시 안정성까지 높여준다
고급차의 기준은 무엇일까. 강력한 출력이나 뛰어난 정숙성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와 GV80을 경험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의외의 부분이었다.
별다른 조작 없이 약 30분가량 운전을 이어가자, 시트 등받이가 허리를 부드럽게 밀어 올리며 안마를 시작했다. 이는 운전자의 장시간 주행을 차가 스스로 인지하고 자세 교정을 돕는 기능으로, 단순한 편의 장치를 넘어 피로를 직접 관리해 준다는 느낌을 강하게 남겼다.
7개 공기 주머니에 숨겨진 과학
이 기능의 정식 명칭은 현대트랜시스가 개발한 ‘에르고 모션 시트’다. 운전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진가를 발휘하는 기술로, 시트 내부에 배치된 7개의 공기 주머니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공기 주머니들이 순차적으로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같은 자세로 굳어 있던 허리와 등 근육을 미세하게 자극한다. 현대트랜시스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의 공동 실험을 통해 이 기능이 실제 운전자의 허리 피로도와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음을 데이터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편안함을 넘어 주행 안정성까지
에르고 모션 시트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차량 속도가 시속 130km를 넘어서거나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하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상체 양옆을 지지하는 사이드 볼스터가 자동으로 부풀어 오르며 운전자의 몸을 단단히 고정해 준다. 이는 급격한 코너링이나 가속 상황에서 상체가 쏠리는 현상을 막아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뒷좌석 승객도 배려하는 세심함
이러한 세심한 배려는 운전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뒷좌석에는 ‘다이내믹 보디케어’ 기술이 적용된 마사지 기능이 마련되어 있다.
기존의 공기압 방식이 아닌, 직접 몸을 두드리는 타격 방식으로 설계되어 한층 더 시원한 마사지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이 기능은 팰리세이드 신모델을 비롯해 아이오닉 9, EV9, 더 뉴 카니발 등 대형 고급 모델 중심으로 확대 적용되는 추세다.
이제 고급차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엔진의 힘과 성능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탑승자의 몸을 얼마나 세심하게 관리하고 배려하는지가 새로운 척도로 자리 잡고 있다. 제네시스 GV 시리즈와 G80, G90, 그랜저, 싼타페, K8, K9, 쏘렌토 등 국산 주력 모델에 에르고 모션 시트가 폭넓게 적용되는 이유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