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앱테라, 태양광만으로 하루 64km 주행 가능한 전기차 첫 생산 돌입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상용화 박차, 사전 예약만 5만 건
따스한 3월,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충전소를 찾아 헤매는 번거로움을 끝낼지도 모를 ‘태양광 전기차’가 드디어 현실의 문을 두드렸다. 미국의 스타트업 앱테라 모터스가 태양광만으로 주행 가능한 전기차의 첫 시제품을 공개하며 상용화에 한 발짝 다가선 것이다.
이 혁신적인 차량은 차체에 장착된 태양광 패널,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설계, 그리고 초경량 소재라는 세 가지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과연 이 차가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햇빛만으로 해결하는 출퇴근
앱테라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자체 충전’ 능력이다. 차량의 지붕과 보닛 등 차체 전반에 고효율 태양광 패널을 장착해, 주차 중에도 스스로 배터리를 충전한다. 맑은 날에는 오직 태양 에너지로만 하루 최대 64km를 달릴 수 있다. 이는 국내 운전자의 일평균 주행거리(약 30~40km)를 고려하면, 사실상 출퇴근 등 일상적인 주행은 충전소 방문 없이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장거리 운행도 문제없다. 일반 충전을 병행할 경우, 한 번의 완충으로 최대 64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햇빛이 풍부한 지역에서는 연간 약 1만 6천km를 외부 충전 없이 주행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충전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
효율에 모든 것을 건 디자인
앱테라의 독특한 외관은 단순히 눈길을 끌기 위함이 아니다. 모든 곡선과 면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산되었다. 물방울을 닮은 유선형 디자인 덕분에 공기저항계수(Cd)는 0.13에 불과하다. 이는 현존하는 양산차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고성능 전기차인 포르쉐 타이칸(0.22)이나 테슬라 모델S(0.208)보다도 월등히 뛰어나다.
공기 저항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적은 에너지로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탄소섬유와 복합 소재를 사용해 차체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바퀴를 3개로 설계하는 등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 녹아있다. 덕분에 고성능 모델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초 만에 도달하는 강력한 성능까지 갖췄다.
LG와 손잡고 상용화 눈앞
앱테라는 최근 검증 조립 라인에서 첫 차량을 출고하며 본격적인 시험 생산 단계에 돌입했다. 이번에 생산된 차량은 판매용이 아닌, 열 관리 시스템과 제동 성능, 충돌 안전성 등 각종 규제 인증을 통과하기 위한 테스트에 투입된다. 상용화를 위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 셈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국내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한다는 사실이다. 앱테라 차량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2170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되며, 양사는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약 5만 건의 사전 예약을 확보한 상태이며, 예상 판매 가격은 약 4만 달러(약 5,5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져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