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본토에서 먼저 주문 중단된 아우디의 기함 A8, S클래스와의 경쟁에서 밀린 탓일까.

후속 모델마저 불투명해지면서 향후 플래그십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3월의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아우디의 플래그십 세단 A8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독일 현지에서 사실상 판매가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단종설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아우디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A8이 어쩌다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일까. 이는 굳건한 경쟁 모델의 벽,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 그리고 불투명한 후속 계획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독일 본토에서 먼저 멈춘 주문



시작은 독일에서부터였다. 최근 독일 자동차 매체들에 따르면, 아우디 독일 공식 홈페이지에서 A8의 차량 구성 프로그램(컨피규레이터)이 지난 2월 중순부터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신규 주문을 받지 않고 있는 셈이다.

아우디 측은 생산 종료 시점을 명확히 밝히진 않았지만, 현행 모델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특히 후속 모델에 대해 ‘가능한 후계자(possible successor)’라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해, 당장 차세대 A8을 만나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S클래스, 7시리즈의 벽에 G90까지



A8이 고전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플래그십 세단 시장의 절대 강자인 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의 아성은 견고했다. 2017년 등장한 현행 4세대 모델은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판매량 면에서 경쟁자들의 뒤를 쫓기에도 벅찼다.

여기에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압도적인 상품성으로 무장한 제네시스 G90까지 경쟁에 가세하면서 A8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그 가격이면 S클래스나 G90을 사겠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대형 세단 시장 자체가 SUV의 인기에 밀려 축소되고 있는 점도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불투명한 후계자, 플래그십의 미래는





물론 A8의 생산이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다. 미국과 영국 등 일부 시장에서는 여전히 주문이 가능하며, 중국 시장을 겨냥한 호화 버전 ‘호르히’ 모델도 판매 중이다. 하지만 이 역시 재고 소진을 위한 마지막 단계일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아우디의 차세대 플래그십이 어떤 모습일지로 향한다. 업계에서는 아우디가 기존의 내연기관 세단 형태를 고집하는 대신, 순수 전기 플래그십 세단으로 방향을 완전히 틀거나, 대형 SUV인 Q9에게 플래그십의 자리를 넘겨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형 세단의 쓸쓸한 퇴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