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WEC 하이퍼카 클래스 공식 출전을 선언한 제네시스. 독자 개발 V8 엔진을 탑재한 레이스카 ‘GMR-001’을 공개하며 글로벌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프리미엄 퍼포먼스 브랜드로의 도약을 위한 제네시스의 야심 찬 프로젝트, 그 실체는 무엇일까.
따스한 4월, 국내 자동차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할 소식이 전해졌다. 제네시스가 글로벌 모터스포츠의 정점으로 불리는 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WEC)에 공식 출전을 선언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레이스 참가를 넘어,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이라는 독자 팀 구성, 순수 독자 개발 V8 엔진 탑재, 그리고 페라리와 같은 전설적인 브랜드와의 직접 경쟁이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로 요약된다. 과연 제네시스는 럭셔리 세단 이미지를 넘어 고성능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을까.
제네시스는 2026년부터 WEC 최상위 클래스인 하이퍼카 부문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이탈리아 이몰라 서킷에서 열리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시즌 전체 일정에 참가하며, 페라리, 포르쉐, 토요타 등 세계적인 강자들과 트랙 위에서 실력을 겨루게 된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고성능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마그마 레이싱 깃발 아래 홀로서기 선언
이번 도전을 위해 제네시스는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이라는 이름의 독자 팀을 꾸렸다. 외부 기술 협력에 의존하는 대신, 차량 개발부터 레이스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위해 모터스포츠의 심장부인 프랑스 르카스텔레에 거점을 마련하고 약 500일에 걸쳐 차량 개발과 팀 구성을 완료했다.
총 75명에 달하는 다양한 국적의 엔지니어와 드라이버 등 전문가 인력을 확보하며 팀의 전문성을 높였다. 이러한 독립적인 팀 구조는 단기적인 성과를 넘어, 장기적으로 고성능 차량 기술을 축적하고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심장을 울리는 V8 엔진 GMR-001의 탄생
치열한 레이스에서 제네시스의 선봉에 설 차량은 ‘GMR-001’ 하이퍼카다. GMR-001의 핵심은 단연 심장부인 파워트레인이다. 현대차그룹이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무대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자 개발한 ‘G8MR 3.2L 터보 V8’ 엔진이 탑재됐다.
이 엔진은 약 2만 5000km에 달하는 혹독한 내구도 테스트를 거치며 극한의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외관 디자인 역시 제네시스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았다. 브랜드의 상징인 두 줄 헤드램프와 크레스트 그릴 형상을 적용해 ‘역동적 우아함’이라는 디자인 철학을 레이스카에 녹여냈다. 더불어 태극기와 한글을 활용한 리버리(차량 데칼) 디자인은 한국 브랜드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낸다.
단순한 도전 아닌 브랜드의 미래를 건 승부수
제네시스의 WEC 도전이 무모하지만은 않다. 이미 유로피언 르망 시리즈(ELMS) LMP2 클래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실전 데이터를 축적하고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WEC 데뷔 시즌의 초기 목표는 완주와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후 단계적으로 포디움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며, 최종적으로는 챔피언십 상위권 진입을 목표로 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세웠다. 결국 이번 WEC 참가는 단순한 마케팅 활동이 아니다. 럭셔리 브랜드를 넘어, 기술력과 성능으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진정한 프리미엄 퍼포먼스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제네시스의 핵심 프로젝트인 셈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