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2026 뉴욕 오토쇼에서 공개한 중형 픽업트럭 콘셉트 ‘볼더’. 갤로퍼를 연상시키는 각진 디자인으로 미국 시장 정복에 나선다.
바디 온 프레임 구조와 37인치 타이어 등 오프로드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핵심 특징들을 살펴본다.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한 4월, 미국 뉴욕에서 현대자동차의 야심찬 도전이 시작됐다. 2026 뉴욕 국제 오토쇼 현장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중형 픽업트럭 콘셉트 ‘볼더(Boulder)’가 그 주인공이다. 볼더는 단순히 새로운 모델 하나를 선보이는 것을 넘어, 현대차가 북미 픽업트럭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강인한 **디자인**, 정통 오프로더를 위한 **바디 온 프레임 구조**, 그리고 극대화된 **활용성**을 통해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과연 볼더는 북미 시장의 견고한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갤로퍼의 향수를 입은 미래지향적 디자인
볼더의 첫인상은 강렬하다. 현대차 미국 디자인센터가 주도한 외관은 ‘아트 오브 스틸’이라는 디자인 언어를 바탕으로, 마치 과거 ‘갤로퍼’를 떠올리게 하는 각진 실루엣을 자랑한다. 이는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놓치지 않은 절묘한 조화로, 최근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인 ‘네오-헤리티지’를 충실히 반영했다.
넓은 차창과 거의 직각으로 떨어지는 A필러 라인은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실내 개방감을 높여준다. 특히 사파리 관찰 차량에서 영감을 얻은 고정식 상부 이중창은 풍부한 채광과 함께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는 독특한 요소다. 깊이감과 광택을 강조한 티타늄 질감의 마감, 낮은 프로파일의 루프랙과 루프레일 사이 철제 격자 구조물은 정통 오프로더의 이미지를 완성한다. 반사 소재를 적용한 견인 고리 같은 디테일도 눈에 띈다.
보여주기식이 아니다 진짜 오프로더의 심장
볼더는 겉모습만 그럴듯한 콘셉트카가 아니다. 정통 픽업트럭의 상징과도 같은 ‘바디 온 프레임’ 구조를 채택해 험로 주파 능력과 강인한 내구성을 근본적으로 확보했다. 이는 모노코크 바디 기반의 도심형 픽업트럭인 싼타크루즈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여기에 37인치에 달하는 거대한 머드 터레인 타이어를 장착했으며, 험난한 지형을 돌파하기 위한 접근각과 이탈각, 브레이크오버각을 최적으로 설계했다. 계곡이나 수로 도하까지 염두에 둔 설계는 이 차의 성격을 명확히 보여준다. 또한 실시간 오프로드 가이던스 시스템을 탑재해 마치 전문가가 옆에서 도와주는 듯한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등 첨단 기술도 놓치지 않았다.
모든 순간을 위한 공간 활용성
픽업트럭의 핵심은 단연 활용성이다. 볼더는 이 부분에서도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대거 적용했다. 양방향으로 열리는 테일게이트와 전동식으로 내려오는 테일게이트 창문은 짐을 싣고 내리는 편의성을 극대화한다. 마주 보며 열리는 코치 스타일 도어는 좁은 공간에서도 탑승과 화물 적재를 용이하게 만들어, 캠핑이나 아웃도어 활동 시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실내는 야외 활동에 최적화된 가변형 구조를 갖췄다. 간단한 식사나 사무 업무까지 가능한 접이식 트레이 테이블이 대표적이다. 또한, 흙이나 물에 오염되기 쉬운 부분에는 견고하고 세척이 용이한 소재를 적용했다.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자주 쓰는 기능은 물리 버튼으로 배치하는 등 실제 사용 환경을 세심하게 고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볼더는 현대차가 미국 시장, 나아가 글로벌 픽업트럭 시장에 던지는 강력한 출사표다. 포드, GM, 스텔란티스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는 미국 중형 픽업 시장에서 현대차가 어떤 파란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이번 뉴욕 오토쇼에서 현대차는 볼더 공개와 더불어 미래 전동화 전략, 현지 사회공헌 활동까지 함께 발표하며 브랜드의 비전을 종합적으로 제시했다. 볼더가 콘셉트의 단계를 넘어 양산 모델로 우리 앞에 나타날 그날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