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이 차세대 하이브리드 SUV ‘로그 e-파워’로 시장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엔진은 발전만, 구동은 모터로 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전기차 같은 주행감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기본 4륜구동 사양에 17km/L를 넘보는 연비까지 갖춰 토요타, 혼다와의 정면 대결을 준비 중이다.
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지는 4월, 자동차 시장은 하이브리드 모델의 열기로 뜨겁다. 전기차는 아직 부담스럽고 내연기관은 아쉬운 소비자들에게 하이브리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닛산이 기존 하이브리드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신차를 예고해 이목이 쏠린다. 바로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하는 ‘로그 e-파워’다.
이 차는 충전 없이 전기차처럼 달리는 주행감, 강력한 4륜구동 성능, 그리고 높은 연비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과연 닛산의 새로운 도전은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
엔진은 발전만, 바퀴는 100% 모터로
로그 e-파워의 가장 큰 핵심은 ‘e-파워’로 불리는 직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기존 대부분의 하이브리드가 엔진과 모터가 함께 바퀴를 굴리는 병렬형 방식을 사용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e-파워 시스템에서 1.5리터 3기통 가솔린 엔진은 오직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 역할만 수행한다.
이렇게 생산된 전기는 배터리에 저장되거나 곧바로 주행용 모터로 전달된다. 실제 차량 구동은 100% 전기 모터의 힘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다. 변속기가 필요 없는 구조 덕분에 전기차 특유의 강력하고 부드러운 가속감을 느낄 수 있으며, 엔진이 구동에 직접 개입하지 않아 소음과 진동도 적다.
기본 4륜구동에 연비 17km/L 이상
닛산은 로그 e-파워에 듀얼 모터를 장착한 4륜구동 시스템을 기본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주행 안정성과 성능 면에서 소비자들에게 큰 만족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륜과 후륜을 각각의 모터가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만큼, 어떤 도로 상황에서도 최적의 구동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높은 효율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닛산이 밝힌 목표 연비는 리터당 17km 이상이다. 이는 동급 경쟁 모델인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나 혼다 CR-V 하이브리드와 대등하거나 그 이상의 수치다. 약 2kWh 용량의 배터리와 효율 중심으로 설계된 발전용 엔진이 이 목표를 뒷받침한다.
충전 스트레스 없는 전기차 대안
로그 e-파워는 전기차의 장점과 내연기관차의 편리함을 결합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전기차처럼 부드럽고 조용한 주행이 가능하면서도, 충전소나 충전 시간에 대한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 일반 내연기관차처럼 주유소에서 기름만 넣으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엔진이 발전을 위해 수시로 작동해야 하므로 완벽한 정숙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고속으로 정속 주행하는 환경에서는 엔진이 직접 바퀴를 굴리는 병렬형 하이브리드보다 효율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이들에게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토요타-혼다 양강 구도 깨질까
닛산은 그동안 북미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토요타와 혼다에 밀려 고전해왔다. 이번 로그 e-파워 출시는 실적 회복을 위한 닛산의 핵심 전략이다. 이미 유럽 시장에서 캐시카이 e-파워를 통해 시스템의 우수성을 입증받은 만큼, 북미 주력 모델인 로그와의 조합은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2026년 하반기 출시가 예정된 가운데, 닛산이 독특한 e-파워 시스템을 앞세워 견고한 양강 구도를 흔들고 하이브리드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