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와 지리 합작으로 부활한 스마트, SUV 대신 초소형 전기차로 원점 회귀.
한 번 충전에 300km, 20분 급속 충전까지… 도심 라이프에 최적화된 스펙 공개.
한동안 몸집 불리기에 집중하던 스마트가 다시 초심으로 돌아왔다. 벤츠와 중국 지리자동차가 손을 잡은 이후 SUV 라인업을 확장하며 과거와 다른 길을 걷는 듯했지만, 브랜드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한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전설적인 초소형차 ‘포투(ForTwo)’의 정신을 계승한 새로운 전기차, ‘#2 콘셉트’다.
최근 자동차 시장의 대세는 단연 ‘대형화’다. 하지만 스마트는 이런 흐름에 정면으로 맞서는 선택을 했다. 이들은 왜 다시 ‘작은 차’로 돌아온 것일까? 그 배경에는 기술의 발전과 브랜드의 고유 철학, 그리고 변화하는 도시 환경이 자리 잡고 있다.
전설의 귀환, 포투의 DNA를 잇다
이번에 공개된 #2 콘셉트는 누가 봐도 ‘스마트’임을 알 수 있는 디자인을 가졌다. 1999년 처음 등장해 도심형 이동 수단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던 1세대 포투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극단적으로 짧은 전후방 오버행, 볼륨감을 강조한 휠 아치, 콤팩트한 2도어 차체 비율은 과거 포투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단순히 과거를 복제한 것은 아니다. 매끄러운 차체 표면과 미래지향적인 램프 디자인 등 최신 전기차의 디자인 요소를 녹여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크기는 작지만, 그 안에 담긴 디자인 철학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는 스마트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스타일리시한 도시의 아이콘’이라는 정체성을 회복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작지만 강력해진 심장
디자인뿐만 아니라 성능 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진화를 이뤘다. 과거 전기 모델이었던 ‘EQ 포투’의 가장 큰 약점은 135km에 불과한 짧은 주행거리였다. 하지만 #2는 이 단점을 완벽히 극복했다. 목표 주행거리는 약 300km 수준으로, 이전 모델의 두 배가 넘는다. 이제 도심 출퇴근은 물론 가벼운 근교 나들이까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충전 속도 역시 혁신적으로 개선됐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급속 충전 성능을 확보했다. 잠깐의 휴식 시간만으로도 충분한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외부 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V2L(Vehicle to Load) 기능까지 탑재해 캠핑이나 야외 활동에서의 활용성까지 높였다.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전략
#2의 등장은 단순히 신차 하나가 추가된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갈수록 복잡해지는 도심 환경에 최적화된 이동 수단이 무엇인지에 대한 스마트의 대답이다. 좁은 골목길을 쉽게 빠져나가고, 비좁은 주차 공간에도 스트레스 없이 주차할 수 있는 작은 차체의 장점은 대형차가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영역이다.
스마트는 #2를 통해 초소형 프리미엄 전기차라는 독자적인 시장을 다시 한번 개척하려 한다. 양산형 모델은 오는 10월 파리 모터쇼에서 정식으로 공개될 예정이며, 유럽 시장에서 가장 작은 전기차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브랜드의 뿌리를 되찾기 위한 스마트의 과감한 ‘리셋’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