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꼬리표 떼고 호주 시장 정조준. 546km 주행거리에 최첨단 안전 사양까지 갖춘 현대차의 새로운 전기 SUV.
5천만 원대 합리적인 가격표로 테슬라, BYD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국에서 생산된 현대자동차’라는 꼬리표는 더 이상 약점이 아닌 듯하다. 현대차의 새로운 전기 SUV ‘일렉시오’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기로 소문난 호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출시 직후부터 최고 안전 등급을 획득하며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그동안 중국 생산 차량에 대한 품질 우려는 시장의 오랜 편견이었다. 하지만 일렉시오는 이러한 우려를 정면으로 돌파하며 상품성을 입증했다. 견고한 안전성,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풍부한 편의 사양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그 성공 비결을 분석했다.
편견을 깬 압도적인 안전성
일렉시오 성공의 가장 큰 원동력은 단연 안전성이다. 이 차량은 호주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ANCAP)에서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획득하며 시장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성인 탑승자 보호 88%, 어린이 탑승자 보호 86%, 안전 보조 시스템 85% 등 전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는 9개의 에어백과 전방 충돌 방지 보조 2.0, 사각지대 충돌 방지 기능 등 최신 안전 기술을 기본 사양으로 탑재한 결과다. 또한 차체의 77.5%에 고강도 강철을 적용해 충돌 시 탑승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설계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출시와 동시에 최고 안전 등급을 확보한 것은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546km 주행거리와 합리적인 가격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주행거리와 가격 문제에서도 일렉시오는 영리한 해법을 제시한다. 88.1kWh 용량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해 WLTP 기준 최대 546km의 넉넉한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이는 일상 주행은 물론 주말 장거리 여행에도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가격 경쟁력은 일렉시오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호주 시장 판매 가격은 5만 9990호주달러(약 5,400만 원)로 책정됐다. 이는 비슷한 주행거리를 제공하는 경쟁 모델은 물론, 같은 브랜드인 기아 EV5 롱레인지 모델보다도 저렴한 가격이다. 성능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실속파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대륙의 스케일, 편의사양과 수출 전략
실내 공간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편의성으로 가득 채웠다. 운전석에 앉으면 27인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합한 이 디스플레이는 기본 사양으로 제공된다. 여기에 헤드업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무선 충전, V2L 기능 등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사양들도 빠짐없이 챙겼다.
현대차는 일렉시오를 통해 중국 생산 기지를 글로벌 수출 허브로 활용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호주를 시작으로 뉴질랜드, 동남아, 중동, 남미 등 신흥 시장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ANCAP 최고 등급이라는 객관적인 성적표는 글로벌 시장 확장에 든든한 날개가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이 가격에 이 사양이면 고민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 나오며,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