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4만 대 대상 배터리 모듈 전면 교체... 원인은 중국산 부품 ‘리튬 플레이팅’ 현상 지목
최근 가격 인하로 관심 모았던 EX30, 연이은 리콜 사태에 국내 소비자 반응은 엇갈려
볼보가 ‘안전’이라는 오랜 명성에 큰 시험대를 마주했다. 야심 차게 내놓은 소형 전기 SUV, EX30에서 심각한 배터리 결함이 발견돼 전 세계적인 리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아닌, 핵심 부품인 배터리 모듈의 전면 교체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최근 파격적인 가격 인하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 시점과 맞물려 소비자들의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과연 볼보는 이번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예상 비용만 2800억, 단순 결함 아니다
이번 리콜은 EX30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와 트윈 모터 퍼포먼스 모델을 포함, 전 세계적으로 총 4만 323대에 이른다. 주행 중은 물론 충전 상황에서도 배터리가 비정상적으로 과열돼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확인됐다.
단순한 부품 수리나 소프트웨어 보완이 아닌, 배터리 모듈 전체를 교체하는 대규모 작업이다. 업계에서는 부품 비용만 한화 약 2,8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며, 물류 및 공임 비용을 더하면 그 규모는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결국 터진 중국산 부품 의존도 문제
문제의 근원으로는 볼보의 모회사인 중국 지리자동차 계열 합작사가 공급한 NMC(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지목됐다. 해당 배터리 셀 내부에서 리튬이 금속 형태로 쌓이는 ‘리튬 플레이팅’ 현상이 발생, 내부 단락을 유발하고 최악의 경우 열폭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볼보는 2010년 지리차에 인수된 이후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산 부품 채용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이번 사태는 결국 글로벌 공급망 관리와 품질 검증 시스템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격 인하에도 싸늘한 시선, 국내 차주들은
공교롭게도 EX30은 이번 배터리 리콜 이전에도 소프트웨어 오류로 전 세계 7만 2,000대가 리콜된 바 있다. 당시에는 무선 업데이트(OTA)로 비교적 간단히 해결됐지만, 이번에는 서비스센터를 직접 방문해 하드웨어를 교체해야 하는 만큼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편과 불안감은 훨씬 크다.
볼보차코리아는 지난 3월부터 EX30의 가격을 최대 761만 원 인하하며 3천만 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표를 내걸었다. 하지만 가격 인하 정책이 무색하게 배터리 리콜이라는 악재가 터지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은 “저렴해도 불안해서 사겠나”라는 의견과 “교체받으면 새 차 되니 괜찮다”는 입장으로 엇갈리고 있다. 임시방편으로 실외 주차 권고까지 내려진 상황에서, 볼보의 신속하고 투명한 후속 조치가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를 되찾는 관건이 될 것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