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YD가 쏘아 올린 가격 경쟁 신호탄, 현대차·볼보까지 참전하며 시장이 들썩인다.

보조금 적용 시 3천만 원대 구매 가능해지자 소비자 선택 폭 넓어지며 판매량은 폭증했다.

SEAL / 사진=BYD


국내 전기차 시장에 전례 없는 가격 전쟁의 막이 올랐다. 중국산 저가 공세로 시작된 불씨는 이제 현대차·기아는 물론, 프리미엄 브랜드인 볼보까지 옮겨붙으며 거대한 불길로 번지는 모양새다. 단순히 가격표를 낮추는 것을 넘어 새로운 구매 방식과 금융 혜택까지 더해지며 시장의 판을 완전히 뒤흔들고 있다. 과연 이 치열한 경쟁의 끝에서 웃게 될 주인공은 누구일까?

중국 BYD가 쏘아 올린 가격 파괴 신호탄



전쟁의 서막을 연 것은 중국의 BYD였다. BYD는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을 2,450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으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일부 지역에서는 국고 및 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2천만 원 초반대에도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EX30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BYD의 도발에 시장 선두 주자인 테슬라가 즉각 반응했다. 주력 모델인 모델 Y의 가격을 최대 315만 원 인하하며 맞불을 놓았고, 이는 다른 브랜드들의 연쇄적인 가격 조정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볼보·현대차까지… 전방위적 대응 시작



프리미엄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볼보는 전기 SUV ‘EX30’ 코어 트림의 가격을 4,752만 원에서 3,991만 원으로 대폭 인하했다. 서울 기준 보조금을 받으면 실구매가는 3,670만 원대까지 떨어져 ‘수입 프리미엄 SUV를 3천만 원대에 살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며 발표 일주일 만에 1,000대 넘는 계약이 몰리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대표 주자인 현대차와 기아의 대응은 더욱 입체적이다. 기아는 EV5와 EV6의 가격을 낮추며 직접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가격 조정과 더불어 구매 방식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주주총회에서 ‘자동차 대여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기존 구독 서비스를 넘어 렌터카 시장에 직접 진출할 채비를 마쳤다.

또한 모빌리티 할부 금리를 5.4%에서 2.8%로 낮추는 등 공격적인 금융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의 초기 부담을 크게 줄였다. 아이오닉 5 스탠더드 모델의 경우, 보조금과 각종 할인을 더하면 월 납입액이 31만 원 수준까지 낮아져 저가 전기차 공세에 대한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소비자 지갑은 열리고 시장은 커졌다



제조사들의 치열한 경쟁은 곧바로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실제로 올해 1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만98대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무려 507.2%나 급증했다. 시장 전체의 파이가 커지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수치다.

물론 모든 브랜드가 가격 인하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폴스타는 직접적인 가격 조정 대신 빠른 출고와 사후 케어 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사고 시 신차 교환, 자기부담금 지원 등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결국 이 모든 변화의 가장 큰 수혜자는 소비자다. 과거 높은 가격 때문에 전기차 구매를 망설였던 이들에게 3천만 원대라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이 가격에 이 사양이면 고민할 이유가 없다”, “중국차라고 무시했는데 실물을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가격 경쟁이 소비자의 인식까지 바꾸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