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과 다른 길 걷는 스타리아의 파격 변신, 패밀리카 넘어 VIP 시장 정조준

8,700만원대 전기 리무진까지, ‘움직이는 공간’으로 진화한 비결은?

스타리아 / 현대차


현대차 스타리아가 파격적인 변신을 선언했다. ‘가성비 패밀리밴’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고, 8천만 원을 훌쩍 넘는 최고급 모델을 선보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가격 인상이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시장의 반응은 의외로 뜨겁다. 그 배경에는 현대차의 치밀한 고급화 전략, 전동화 라인업 완성, 그리고 경쟁 모델과의 차별화가 자리 잡고 있다. 단순히 비싸진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겨냥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패밀리카의 틀을 깨고 VIP를 향하다

그동안 국내 다목적차량(MPV) 시장은 기아 카니발의 독무대였다. 현대차는 스타리아를 통해 이 구도를 깨려 했지만, 독특한 디자인과 상용차 이미지가 겹치며 고전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더 뉴 스타리아’는 다르다. 타겟 고객부터 명확히 바꿨다. 대중적인 패밀리카 시장은 카니발에 맡겨두고, 기업 의전, 연예인 이동 차량, 프리미엄 레저 등 최상위 수요층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스타리아 리무진 일렉트릭’ 6인승 모델은 8,787만 원(전기차 세제 혜택 적용 시 8,000만 원대)이라는 가격표를 달았다. 이는 기존 스타리아의 두 배가 넘는 가격으로, 명백한 고급화 선언이다.

스타리아 / 현대차


가격 인상의 근거는 압도적인 실내 공간과 편의 사양에 있다. 2열에 탑재된 ‘이그제큐티브 시트’는 단순한 좌석이 아니다. 마사지 기능은 물론, 14방향 전동 조절과 전용 테이블까지 갖춰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방불케 한다. 넓은 실내 공간을 바탕으로 카니발 하이리무진보다 쾌적한 거주성을 확보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카니발에는 없는 단 하나의 무기 전기차

스타리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전동화 모델의 존재다. 카니발이 하이브리드 라인업까지 갖췄지만, 아직 순수 전기차 모델은 없다. 스타리아 일렉트릭은 이 틈새를 정확히 파고들었다. 84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387km를 주행할 수 있다. 도심 주행이나 단거리 의전용으로는 충분한 수준이다.

또한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지원해 10%에서 80%까지 단 20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바쁜 비즈니스 일정 속에서도 충전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내외 V2L 기능은 스타리아를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사무실’ 또는 ‘움직이는 휴식 공간’으로 만들어준다. 이동 중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거나, 캠핑장에서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등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스타리아 / 현대차

가격 논란 속 명확해진 포지셔닝

물론 8천만 원대 가격은 대중에게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전략은 명확하다. 스타리아는 이제 단일 모델이 아닌, 4천만 원대 보급형부터 8천만 원대 최고급형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라인업으로 재편됐다. 투어러, 카고, 라운지, 리무진 등 총 18개의 세분화된 라인업을 통해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소비자들을 모두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스타리아의 가격 인상은 ‘논란’이 아닌 ‘선택과 집중’의 결과로 풀이된다. 카니발과 똑같은 길을 가기보다는, 자신만의 강점인 넓은 공간과 전동화 모델을 앞세워 새로운 프리미엄 MPV 시장을 개척하려는 시도다. 과연 스타리아의 과감한 도전이 국내 MPV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타리아 내부 / 현대차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