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핵심 부품 공급을 맡은 현대모비스. 자동차 기술을 넘어 로봇 하드웨어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8년 연간 3만 대 양산 목표, 증권가도 주목하는 미래 성장 동력의 실체는?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 사진=보스턴 다이내믹스


글로벌 로보틱스 산업의 지형이 급변하는 가운데, 그 중심에 의외의 한국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으로 알려진 현대모비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현대모비스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핵심 공급망으로 자리매김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단순한 부품 공급 계약을 넘어, 현대차그룹의 미래 비전과 기술력이 결집된 결과물이다. 현대모비스가 책임지는 부품의 규모와 기술적 시너지, 그리고 구체화된 양산 계획은 이들의 변신이 단순한 선언이 아님을 증명한다. 과연 아틀라스의 어떤 부분을 현대모비스가 책임지게 되는 것일까.

아틀라스의 심장과 뼈대를 만들다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 사진=보스턴 다이내믹스


현대모비스는 이미 아틀라스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핵심 부품 ‘액추에이터’ 31개 전량을 공급하는 계약을 마쳤다. 액추에이터는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며 힘과 균형, 정교한 동작을 결정하는 장치로, 로봇 제조 원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재 물체를 집는 ‘그리퍼’와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퍼셉션 모듈’, ‘헤드 모듈’, 그리고 두뇌 역할을 하는 ‘제어기’와 에너지원인 ‘배터리팩’ 등 5개 부품에 대한 추가 공급도 논의 중이다. 만약 이 계약이 모두 성사된다면, 현대모비스는 아틀라스 하드웨어 제조 비용의 약 80%를 담당하게 된다. 사실상 로봇의 몸체 대부분을 만드는 셈이다.

자동차 기술이 로봇으로, 필연적 시너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외부가 아닌 그룹사인 현대모비스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첫째는 기술 보안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기술이 외부로 유출될 위험을 원천 차단하고, 그룹 내에서 안정적인 기술 개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바로 기술적 시너지다. 현대모비스가 수십 년간 쌓아온 자동차 기술은 로봇 개발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차량 조향 시스템에 사용되는 정밀 액추에이터 기술은 로봇 관절 구동 장치와 구조적으로 유사하며, 자율주행에 쓰이는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 기술 역시 로봇의 지각 능력 향상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2028년 양산, 청사진은 현실로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부터 북미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아틀라스 양산 체제를 가동할 계획이다. 연간 생산 목표는 약 3만 대. 로봇 양산이 본격화되면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의 매출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일부 증권사는 액추에이터 부품만으로도 수조 원대의 신규 시장이 열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로봇 판매 이후 유지보수에 필요한 부품 공급(AS) 역시 현대모비스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전 세계에 촘촘하게 구축된 자동차 부품 물류망을 활용하면 로봇 부품 유통과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의 이번 행보는 자동차 부품사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와 로봇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거듭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