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 이제 3분이면 충분하다? 중국 CATL이 공개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의 핵심.
영하 30도 혹한의 약점까지 극복하며 BYD와의 ‘배터리 전쟁’을 선포했다.
전기차 오너들의 가장 큰 불만은 단연 충전 시간이다. 아무리 빠른 급속 충전이라도 주유소에서의 몇 분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이마저도 옛말이 될지 모른다.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 CATL이 내연기관차 주유 시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충전 속도를 구현한 차세대 배터리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핵심 비결은 내부저항 감소와 저온 성능 개선, 그리고 치열한 시장 경쟁에 있다. 대체 어떤 기술이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을까.
주유소 갈 시간에 충전 끝 션싱 3세대 등장
CATL이 공개한 ‘션싱(Shenxing) 3세대’ 배터리는 그야말로 혁신적이다. 발표에 따르면 배터리 잔량 10%에서 98%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6분대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10%에서 80% 구간 충전은 약 3분 44초 만에 끝난다. 이는 운전자가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커피 한 잔을 주문하는 사이 충전이 완료될 수 있다는 의미로, 전기차의 고질적 단점으로 꼽히던 충전 스트레스를 사실상 해소한 수준이다.
속도의 비밀 절반으로 줄인 내부저항
이러한 초고속 충전의 핵심은 ‘초저 내부저항’ 기술에 있다. CATL은 기존 배터리 대비 내부저항을 50%나 낮춘 0.25밀리옴(mΩ) 수준을 달성했다.
내부저항이 낮을수록 전류가 더 원활하게 흐르고 충전 시 발생하는 열이 줄어든다. 줄어든 발열은 곧바로 더 높은 충전 속도로 이어진다. 여기에 셀의 특정 부위를 집중 냉각하는 ‘셀 숄더 냉각 기술’과 정밀한 온도 측정 시스템을 더해 안정성까지 확보했다.
영하 30도 혹한도 두렵지 않다
겨울철 급격히 떨어지는 충전 효율 역시 전기차의 오랜 숙제였다. 션싱 3세대 배터리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영하 30도의 혹한 환경에서도 98%까지 충전하는 데 약 9분이 소요된다. 이는 배터리 자체적으로 열을 발생시키는 ‘펄스 기반 자체 발열 기술’ 덕분이다. 별도의 외부 히터나 특수 충전 설비 없이도, 어떤 충전기에서든 혹한기 성능 저하를 최소화하며 빠른 충전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BYD와 격돌 불붙은 배터리 전쟁
CATL의 이번 발표는 강력한 경쟁자 BYD를 정면으로 겨냥한 결과물로 분석된다. 앞서 BYD가 ‘5분 충전’이 가능한 블레이드 배터리 2세대를 예고하며 기술 경쟁에 불을 지폈고, CATL은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응수하며 기술 리더십을 과시했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약 48% 이상을 차지하며 1위를 달리고 있는 CATL은 이번 션싱 3세대 기술을 통해 2위 BYD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어 실제 차량에 탑재되기 시작하면,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 결정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충전 인프라 및 시간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두 거대 기업의 치열한 기술 경쟁이 전기차 대중화를 더욱 앞당기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