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가 풀체인지급 페이스리프트를 예고했다. 단순 디자인 변경을 넘어 노이어 클라세 기술을 품은 실내와 전기차 성능 개선이 핵심이다.
경쟁 모델인 벤츠 S클래스와의 격차가 더욱 좁혀질 전망이다.
BMW의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가 오는 2027년, 사실상 완전변경에 가까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이번 변화는 단순히 겉모습을 다듬는 수준을 넘어섰다. 실내 공간의 개념을 완전히 뒤바꾼 ‘파노라마 iDrive’ 적용과 전기차 i7의 상품성 강화, 그리고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현실적인 접근이 핵심이다. 과연 BMW는 이번 변화를 통해 영원한 경쟁자 벤츠 S클래스를 넘어설 수 있을까.
외관은 절제, 존재감은 극대화
언뜻 보기에 외관은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변화가 차량의 인상을 크게 바꿨다. 이전보다 한층 얇아진 주간주행등(DRL)과 범퍼 안쪽으로 자리를 옮긴 헤드램프는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준다. 논란의 중심이었던 키드니 그릴은 수평형으로 바뀌며 차체를 더 넓고 안정적으로 보이게 한다. 전체적으로 ‘덩어리감’을 강조한 디자인은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위용을 과시한다.
실내, 디지털 경험의 새로운 기준
이번 7시리즈 변화의 백미는 단연 실내다. BMW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파노라마 iDrive’를 전격 도입했다. 이는 자동차 디스플레이의 개념을 완전히 새로 쓰는 시도다. 전면 유리 하단 전체를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파노라마 비전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한다. 여기에 17.9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와 14.6인치 조수석 디스플레이가 더해져 실내는 거대한 디지털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제 자동차 실내는 단순한 이동 공간이 아닌, 스트리밍, 게임, 영상 시청까지 가능한 ‘움직이는 거실’이 된 셈이다. 운전자의 시선을 감지해 주행 중에는 조수석 화면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등 안전까지 고려한 점도 눈에 띈다.
전기차 i7, 완성도를 높이다
전동화 모델인 i7 역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우선 배터리 용량을 112.5kWh로 늘리고 에너지 밀도를 약 20% 향상시켜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563km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장거리 주행에 대한 불안감을 상당 부분 해소한 것이다. 충전 속도도 개선됐다. 최대 250kW급 고속 충전을 지원하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28분이면 충분하다. 이는 단순한 연식 변경이 아닌, 전기차로서의 완성도를 한 단계 높였음을 의미한다.
자율주행, 이상보다 현실을 택하다
흥미로운 부분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접근 방식이다. BMW는 기존에 강조하던 레벨3 자율주행 대신, 한 단계 발전된 레벨2 기반의 ‘심바이오틱 드라이브(Symbiotic Drive)’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규제와 책임 소재 등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대신 운전자의 시선을 추적해 의도를 파악하고, 야생동물 감지 긴급제동과 같은 운전자가 실제 주행 환경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보조 기능들을 대폭 강화했다. 화려한 기술 과시보다는 실질적인 안전과 편의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번 7시리즈는 BMW의 미래 비전인 ‘노이어 클라세’ 철학을 기존 모델에 성공적으로 이식한 사례로, 플래그십 세단 시장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