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앱테라, 햇빛만으로 달리는 태양광 전기차 드디어 생산 시작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탑재 확정, 5만 건 사전예약 몰리며 기대감 고조
전기차는 반드시 충전소에 들러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질 날이 머지않았다. 플러그를 꽂는 대신 햇빛을 동력원으로 삼는 혁신적인 전기차가 마침내 시험 생산에 돌입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알렸다. 이 차의 핵심은 단순히 태양광 패널을 얹은 수준이 아닌, 태양광 충전 기술과 공기역학적 설계, 그리고 경량화 소재라는 세 가지 기술의 완벽한 조화에 있다. 과연 충전소 없는 전기차 시대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앱테라 모터스는 최근 검증 조립 라인에서 첫 번째 차량을 출고했다고 밝혔다. 2007년 개발을 시작한 이래 오랜 기다림 끝에 얻어낸 구체적인 성과다. 전 세계적으로 약 5만 건의 사전 예약을 확보한 만큼, 시장의 기대는 이미 뜨겁게 달아오른 상태다.
햇빛만으로 달린다 하루 최대 64km
앱테라 차량의 가장 큰 무기는 단연 태양광 충전 시스템이다. 차량의 지붕과 보닛, 후면 해치 등 외부에 노출된 거의 모든 면적을 고효율 태양광 패널로 덮었다. 이를 통해 얻는 에너지는 별도의 충전 과정 없이 곧바로 주행에 사용된다.
제조사에 따르면 맑은 날에는 하루 최대 64km까지 오직 태양광만으로 주행이 가능하다. 일조량이 풍부한 지역이라면 연간 약 1만 6,000km를 외부 충전 없이 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일반적인 운전자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를 충분히 감당하는 수준이다. 물론 장거리 운행을 위해 일반 전기 충전도 지원하며, 완충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약 640km에 달한다.
효율의 끝을 보여주는 디자인
앱테라의 독특한 외관은 단순히 눈길을 끌기 위한 것이 아니다. 물방울을 연상시키는 3륜 구조의 차체는 에너지 효율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치밀한 계산의 결과물이다. 공기 저항을 나타내는 항력계수는 0.13에 불과하다. 이는 현존하는 양산차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공기 저항을 최소화해 적은 에너지로 더 멀리 나아갈 수 있게 한다.
차체는 탄소섬유와 열경화성 수지를 활용한 복합 소재로 제작돼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가벼운 차체는 주행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운전의 재미까지 더한다. 고성능 모델의 경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불과 4초 만에 도달하는 강력한 가속력을 자랑한다.
LG 손잡고 상용화 초읽기
이번에 공개된 차량은 고객에게 인도될 판매용 모델은 아니다. 14개의 생산 스테이션으로 구성된 검증 조립 라인에서 생산된 첫 결과물로, 열 관리 시스템과 제동 성능, 충돌 안전성 등 각종 규제 인증 시험에 투입될 예정이다. 본격적인 양산을 위한 마지막 담금질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배터리 공급사로 국내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 낙점됐다는 사실이다. 앱테라 차량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2170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되며, 양사는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예상 판매 가격은 약 4만 달러(약 5,5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져, 태양광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