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샤오펑, ‘4주=1년’ 압축 성장으로 테슬라에 도전장

폭스바겐 이어 현대차까지 탐내는 자율주행 기술, 대체 뭐길래

샤오펑G9 SUV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자율주행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 온 테슬라의 아성에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이 불과 4주 만에 1년 치에 해당하는 기술적 진보를 이뤘다고 선언하며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단순한 자신감을 넘어, 샤오펑의 기술력은 이미 폭스바겐과 같은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으며, 현대차마저 주목하고 있다. 과연 무엇이 이들의 폭발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했을까.

4주 만에 1년치 성과 자신감의 근원



허샤오펑 회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대규모 언어모델과 자체 컴퓨팅 인프라 결합으로 연구개발 효율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과거 1년이 걸리던 개발 과업을 최근 4주 만에 돌파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AI 기술이 자율주행 개발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그는 1~3년 내 레벨4 자율주행이, 5년 내에는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 레벨5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상용화 전망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테슬라 FSD / 사진=테슬라


테슬라 FSD 정조준 8월이 분수령



샤오펑의 목표는 구체적이고 공격적이다. 오는 8월까지 중국 내에서 자사의 자율주행 시스템 ‘VLA’의 성능을 테슬라 FSD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달부터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2세대 VLA 베타 테스트를 대대적으로 확대하며 실도로 데이터 축적에 사활을 걸고 있다.

VLA 2.0은 약 1억 개의 극한 주행 시나리오 데이터를 학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가의 라이다 센서 없이 카메라만으로 복잡한 도심 환경을 정밀하게 인식하고 판단하는 ‘비전 온리’ 방식을 채택, 테슬라와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 행사의 대여료가 170만 원에 달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미 시작된 글로벌 車 업계의 지각변동



샤오펑 P7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샤오펑의 기술력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는다. 이미 독일의 거대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이 중국 시장용 전기차에 샤오펑의 VLA 기반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하며 협력 관계를 맺었다. 이는 전통적인 자동차 강자가 중국의 신생 기술 기업에 손을 내민 이례적인 사례로 기록된다.

국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 샤오펑 기술 도입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가 술렁였다. 과거 정의선 회장이 자율주행 분야의 부족함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만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외부 기술 수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 전기차 넘어 AI 기업으로



월가의 시선도 달라졌다. 모건스탠리는 샤오펑의 2세대 VLA를 ‘질적 도약’이라 평가하며, 샤오펑이 단순 전기차 제조사를 넘어 AI 중심의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판매량을 넘어 자율주행 기술의 가치를 평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샤오펑은 올해 로보택시 상용화와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대량 생산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추진 중이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자율주행 분야에서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거센 기술 공세에 맞설 국내 완성차 업계의 전략적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