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수입차 시장을 호령했던 혼다, 23년 만에 자동차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기존 혼다 차주들이 가장 우려하는 ‘이것’에 대한 공식 입장은?
혼다코리아가 23년간 이어온 국내 자동차 판매 사업의 막을 내린다. 한때 수입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브랜드의 갑작스러운 소식에 시장은 술렁이고 있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급격한 판매 부진, 기존 고객에 대한 사후 관리 문제, 그리고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겨있다. 한때 ‘기술의 혼다’로 불리며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던 이들이 어쩌다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일까.
혼다코리아는 지난 23일, 올해 말까지만 신차를 판매하고 자동차 사업을 종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어코드, CR-V와 같은 주력 모델들은 더 이상 국내 시장에서 신차로 만나볼 수 없게 됐다. 2004년 국내 자동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지 23년 만의 일이다.
결국 발목 잡은 판매 부진
이번 결정의 가장 큰 원인은 단연 판매 부진이다. 혼다코리아는 2008년,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연간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내구성 좋고 잔고장 없기로 유명해 한때는 독일차의 대안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 환경은 급변했다. 국산차의 품질이 상향 평준화되고, 다양한 수입차 브랜드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혼다의 입지는 점차 좁아졌다. 실제 지난해 판매량은 1,951대에 그쳐 전년 대비 22%나 감소하며 수익성 악화가 지속됐다. 결국 사업 구조를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기존 혼다 차주들은 괜찮을까
판매 종료 소식에 가장 불안한 것은 기존 혼다 차주들이다. 차량 정비나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혼다코리아는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신차 판매는 중단하지만, 기존 고객을 위한 애프터서비스(AS)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차량 유지·보수는 물론 부품 공급, 보증 서비스까지 모두 차질 없이 제공할 계획이다. 딜러사와의 협의를 통해 서비스 체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소비자 불안을 줄이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자동차 떠나 모터사이클에 집중
자동차 사업의 빈자리는 모터사이클이 채운다. 혼다코리아는 자동차 판매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모터사이클을 핵심 사업으로 삼아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다양한 신규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며, 고객 체험 기회를 확대하는 등 모터사이클 사업에 경영 자원을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을 병행하던 체제에서 벗어나, 성장 가능성이 더 높은 분야에 힘을 싣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완전히 전환하는 셈이다.
결론적으로 혼다의 이번 발표는 단순한 ‘철수’가 아닌 ‘사업 재편’으로 해석된다. 비록 국내 도로에서 혼다의 신차를 보기는 어려워졌지만, 기존 고객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서는 모습은 또 다른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