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지커’, 5월 한국 상륙 초읽기.
첫 모델 ‘7X’의 파격적인 가격과 제원을 두고 제네시스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국내 자동차 시장에 심상치 않은 전운이 감돌고 있다.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오는 5월, 한국 시장 공식 상륙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특히 첫 주자로 나서는 중형 SUV ‘7X’는 파격적인 가격, 압도적인 성능, 그리고 넓은 공간을 무기로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의 아성을 정면으로 겨냥한다. 과연 지커는 ‘중국산’이라는 편견의 벽을 넘어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 준비는 끝났다
지커의 한국 진출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는다. 이미 ‘지커코리아’라는 이름의 한국 법인 설립을 마쳤으며, 에이치모빌리티ZK, 아이언EV 등 4개의 딜러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판매망 구축에 나섰다. 서울 강남과 부산 해운대 등 핵심 상권에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마련하며 고객 접점 확대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특히 아우디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던 임현기 CEO를 영입한 것은 브랜드 신뢰도와 국내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제네시스를 위협하는 압도적 상품성
지커 7X의 제원은 국산 경쟁 모델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800V 고전압 시스템을 기반으로 최고출력 475kW(약 637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며, 1회 충전 시 유럽 WLTP 기준 최대 615km를 주행할 수 있다. 10%에서 80%까지 단 13분 만에 충전이 끝나는 급속 충전 성능 역시 바쁜 현대인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크기 또한 경쟁력을 더한다. 전장 4800mm, 휠베이스 2900mm로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했으며, 실내에는 16인치 3.5K OLED 디스플레이와 36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 21개 스피커로 구성된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등 첨단 사양을 아낌없이 담았다. 주행 성능뿐만 아니라 공간과 편의 사양 모든 면에서 고급 SUV로서의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것이다.
성공의 열쇠는 가격, 5300만 원의 의미
지커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연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7X의 국내 판매 가격이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기준인 5,300만 원 이하로 책정될 가능성을 매우 높게 점치고 있다. 만약 이 가격이 현실화된다면, 7,000만 원대에서 시작하는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과 직접적인 경쟁은 불가피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슷한 크기와 더 뛰어난 일부 사양을 갖춘 전기 SUV를 2,000만 원 이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기는 셈이다. 이는 GV70뿐만 아니라 상위 모델인 GV80을 고려하던 잠재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는 파급력을 지닌다.
중국차 편견은 옛말, 시장 분위기는 긍정적
과거 ‘중국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빠르게 옅어지고 있다. 이미 국내 신규 등록 전기차 3대 중 1대가 중국산일 정도로 시장의 분위기는 달라졌다. 특히 BYD가 지난해 6천 대 이상을 판매하며 수입차 10위권에 안착한 사례는 지커의 성공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실제로 국내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실물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이 가격에 이 사양이면 고민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 확산하고 있다. 탄탄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 브랜드의 공세가 한국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그 결과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