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iX 정조준한 볼보의 야심작 EX90, 1억대 파격 가격으로 국내 출시.
안전은 기본, 680마력 성능과 소프트웨어 중심 설계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판도를 바꿀까.
국내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볼보가 플래그십 전기 SUV ‘EX90’을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으며 경쟁자들을 정조준했기 때문이다. 이번 EX90의 등장은 단순히 신차 하나가 추가된 것을 넘어, 볼보가 제시하는 미래 자동차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합리적인 가격 정책, 소프트웨어 중심의 진화, 그리고 타협 없는 안전 철학이라는 세 가지 축이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관심이 쏠린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플래그십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동생 격인 소형 전기 SUV EX30에서 선보였던 ‘착한 가격’ 전략을 그대로 이어갔다. 과연 공격적인 가격표를 앞세운 볼보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독일 경쟁자 겨냥한 1억 원대 가격표
EX90의 국내 시작 가격은 1억 62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기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XC90 T8보다 오히려 1천만 원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직접적인 경쟁 상대로 꼽히는 BMW iX나 메르세데스-벤츠 EQS SUV와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는 대형 프리미엄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자들의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된다.
볼보의 이러한 가격 정책은 단순히 저렴함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다. 최고 수준의 상품성을 갖추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고객 만족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625km 주행거리와 680마력의 강력한 심장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해서 성능을 타협한 것은 아니다. EX90은 106kWh에 달하는 대용량 NCM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WLTP 기준 최대 625km를 주행할 수 있다. 800V 고전압 시스템을 적용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22분이면 충분하다. 장거리 주행에 대한 불안감을 말끔히 씻어내는 성능이다.
파워트레인은 두 가지로 나뉜다. 기본 트윈 모터 모델은 최고 출력 456마력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5.5초 만에 도달한다. 고성능 버전인 퍼포먼스 트림은 무려 680마력의 압도적인 힘으로 4.2초라는 슈퍼카급 가속력을 자랑한다.
자동차를 넘어 움직이는 컴퓨터로
볼보는 EX90을 통해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자체 개발한 ‘휴긴 코어’ 시스템은 차량의 모든 기능을 통합 제어한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OTA(무선 업데이트)만으로 항상 최신 상태의 차량 기능과 안전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15년간 무상으로 OTA를 지원하고, 5년간 5G 디지털 패키지를 무료로 제공하는 점은 파격적이다. 하드웨어의 성능 경쟁을 넘어,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사용자 경험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볼보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안전의 볼보, 라이다로 정점을 찍다
‘안전’은 볼보의 정체성이다. EX90은 그 정점에 있는 모델이다. 지붕에 장착된 라이다(LiDAR) 센서는 최대 250m 떨어진 전방의 물체를 정밀하게 감지한다. 여기에 5개의 카메라와 5개의 레이더, 12개의 초음파 센서가 더해져 주변 환경을 360도로 빈틈없이 감시한다.
실내에는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홀로 남겨지는 사고를 막기 위한 승객 감지 시스템이 기본으로 탑재됐다. 또한 기존 XC90 대비 비틀림 강성을 50% 높이는 등 차체 구조부터 안전을 최우선으로 설계했다. 이러한 완성도를 바탕으로 EX90은 ‘2025 월드 카 어워즈’에서 올해의 럭셔리카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볼보코리아는 전국 전시장 쇼케이스와 팝업 전시를 통해 고객 접점을 늘리고 있다. 가격, 성능, 안전, 기술 등 모든 면에서 강력한 상품성을 갖춘 EX90이 국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