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과거 중단했던 보급형 전기차 계획 부활… 3천만 원대 소형 SUV로 시장 재편 예고

기아 EV3·현대 코나와 직접 경쟁 구도 형성, 상하이 공장 생산 유력… 핵심 전략은?

테슬라 모델3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테슬라가 시장 판도를 뒤흔들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때 중단했던 보급형 전기차 개발 계획을 부활시켜 3천만 원대 소형 SUV를 출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번 신차는 단순히 라인업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 테슬라의 미래를 건 중대한 전략적 변화로 해석된다. 가격, 크기, 생산 방식 등 모든 면에서 기존과 다른 접근법이 예고된 만큼,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까.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최근 테슬라가 코드명 ‘레드우드(Redwood)’로 알려진 보급형 소형 SUV 개발에 다시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의 거센 추격 속에서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의 주력 모델들과 직접 경쟁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가격 파괴 선언, 3천만 원대 테슬라 온다



기아 EV3 /사진=Kia


이번 신차의 가장 큰 무기는 단연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차량 가격이 2만 5천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천만 원대에서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판매 중인 모델3의 기본 가격이 미국에서 약 5,400만 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가격 정책이다. 만약 이 가격이 현실화된다면, 보조금을 적용할 경우 2천만 원대 구매도 가능해져 내연기관 소형 SUV 시장까지 위협할 수 있다.

이러한 가격 경쟁력은 테슬라가 수년간 쌓아온 생산 노하우와 원가 절감 노력의 결과물이다. 차세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부품 수를 줄이고, ‘기가캐스팅’ 공법을 확대 적용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는 포드가 2027년 3만 달러대 전기차 출시를 예고하는 등 격화되는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테슬라의 의지가 담겨있다.

기아 EV3와 맞붙을 도심형 SUV



새롭게 개발되는 소형 SUV는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모델로 설계된다. 예상되는 전장은 약 4,280mm로, 최근 출시되어 큰 인기를 끄는 기아 EV3(4,300mm)나 현대 코나 일렉트릭(4,355mm)과 비슷한 크기다. 반면 테슬라의 주력인 모델Y(4,790mm)보다는 500mm 이상 짧아, 좁은 도로나 주차 환경이 많은 국내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차량 무게 역시 기존 모델Y 대비 약 25% 가벼워진 1.5톤 수준으로 알려졌다. 가벼워진 차체에 싱글모터와 용량을 줄인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생산 단가를 낮추고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주행거리는 다소 줄어들 수 있으나, 일상적인 출퇴근이나 도심 주행에는 부족함이 없는 수준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로보택시의 꿈 접었나, 전략 선회 배경은



테슬라의 이번 결정은 불과 몇 달 전의 발표를 뒤집는 것이라 더욱 주목받는다. 당초 일론 머스크 CEO는 ‘모델2’로 불리던 보급형 모델 계획을 중단하고, 완전자율주행 기반의 ‘로보택시’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로보택시 상용화는 기술적, 제도적 한계로 인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그 사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었고, 테슬라의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결국 당장의 수익성과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로보택시라는 먼 미래 대신, 판매량을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는 보급형 모델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생존을 위한 현실적인 선택을 한 셈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지각 변동 예고



테슬라의 보급형 SUV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우선 생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시장 반응에 따라 미국과 유럽 공장으로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양산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부품 공급업체와의 협의가 시작된 만큼 이전보다 실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테슬라의 참전으로 기아 EV3, 현대 코나 일렉트릭, BYD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던 글로벌 소형 전기 SUV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테슬라가 보급형 시장마저 장악하게 될지, 아니면 현대차·기아가 성공적으로 방어해낼지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