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처럼 조용히 200km, 총 주행거리는 2000km에 달하는 압도적 효율.
국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시장을 동시에 겨냥한 BYD의 새로운 전략, 과연 통할까.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전기차의 장점과 내연기관의 편리함을 극단적으로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차량이 상륙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한번 주유로 서울과 부산을 두 번 이상 왕복할 수 있는 주행거리를 앞세운 이 모델은 기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잠재력을 품고 있다. 압도적인 효율, 영리한 시장 전략, 그리고 파격적인 가격 정책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이 새로운 도전자를 파헤쳐 본다. 과연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인가.
상식을 파괴하는 2000km 주행거리
화제의 중심에 선 모델은 중국 BYD가 부산모빌리티쇼를 통해 국내에 처음 선보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SUV ‘씨라이언 6’다. 이 차량의 가장 큰 무기는 단연 압도적인 주행 가능 거리다. BYD의 차세대 DM-i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하여 완충 및 주유 시 총주행거리가 2000km에 달한다. 이는 이론상 서울에서 출발해 부산을 2.5회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다.
더욱 주목할 점은 순수 전기만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가 200km 이상이라는 사실이다. 웬만한 단거리 전기차 수준의 주행거리로,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평일 출퇴근 및 시내 주행 시 기름을 한 방울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 사실상 ‘매일 전기차처럼 타다가, 주말 장거리 여행은 내연기관차처럼 편하게 떠나는’ 이상적인 그림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사이, 절묘한 줄타기
BYD의 전략은 단순히 고효율 신차를 출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씨라이언 6의 등장은 현재 국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국산 하이브리드 진영과 테슬라로 대표되는 순수 전기차 진영의 틈새를 정조준한다. 이는 두 시장이 가진 명확한 약점을 동시에 파고드는 영리한 접근 방식이다.
기존 국산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를 고려하던 소비자에게는 비교할 수 없이 긴 전기 주행거리를, 순수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자에게는 충전 스트레스와 주행거리 불안에서 완벽한 해방을 제안한다. 하이브리드의 경제성과 전기차의 친환경성 및 정숙성을 모두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씨라이언 6는 거부하기 힘든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국내 시장 판도, 흔들릴 준비 마쳤나
BYD는 씨라이언 6를 시작으로 세단과 다른 SUV 모델에도 PHEV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급증하는 국내 시장 상황과 맞물려, BYD의 PHEV 공세는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역시 가격이다. 만약 BYD가 국산 동급 하이브리드 SUV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합리적인 가격표를 제시한다면, 시장의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 씨라이언 6는 단순한 신차 하나가 아니라, 그동안 변방에 머물렀던 PHEV 시장을 주류로 끌어올리고, 나아가 국내 전동화 시장 전체의 경쟁 구도를 재편할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