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유려했던 곡선 디자인은 완전히 버렸다
이제 재규어의 경쟁 상대는 벤틀리, 롤스로이스가 될 전망이다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5월, 자동차 시장에 파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영국의 전통 강자, 재규어의 대대적인 변화다. 재규어는 기존 라인업을 정리하고 완전히 새로운 길을 걷기로 선언했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브랜드 재편’, ‘초고급 시장’ 진출, 그리고 ‘파격적인 디자인’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과연 재규어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돌아올까.
파격적인 디자인, 과거의 재규어는 없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외관의 변화다. 우리가 알던 재규어의 유려한 곡선미는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곧게 뻗은 직선과 극단적으로 낮은 루프 라인, 긴 보닛이 조화를 이룬다. 마치 1970년대 머슬카와 미래형 전기차를 합쳐놓은 듯한 인상이다.
차체 크기 또한 압도적이다. 전장은 5.2m를 넘고 휠베이스는 3.2m에 달해 도로 위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임에도 긴 앞부분 비율을 강조한 것은 기존 전기차와 다른 고급 GT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브랜드 재편의 정점, 1000마력의 심장
디자인만큼이나 놀라운 것은 성능이다. 새로운 전기 GT는 3개의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사륜구동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최고출력은 무려 1000마력 이상, 최대토크는 약 1300Nm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3초에 불과하다.
단순히 빠르기만 한 차는 아니다. 120kWh 용량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WLTP 기준 약 692km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한다. 폭발적인 가속력과 장거리 주행 능력을 모두 갖춘 진정한 그랜드 투어러(GT)의 성격을 보여준다.
초고급 시장 정조준, 가격은 얼마일까
이러한 파격적인 변화는 자연스레 시장에서의 위치와 가격표에 반영된다. 과거 BMW, 벤츠와 경쟁하던 재규어는 이제 없다. 새로운 GT는 벤틀리 플라잉스퍼, 롤스로이스 고스트와 같은 초고가 럭셔리 모델과 직접 맞붙는다.
만약 이 차를 구매하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영국 현지 가격은 12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2억 800만 원 이상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한정판으로 출시될 런치 에디션은 14만 파운드 수준으로 예상된다. 기존 플래그십 세단 XJ의 간접 후속 모델이지만, 성격과 가격 모두 완전히 다른 차원의 모델이 되는 셈이다.
단순히 신차 한 대를 출시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명운을 건 거대한 도박에 가깝다. 과연 재규어의 파격적인 변신이 얼어붙은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