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저가’ 공식 깨졌다, 강남 대치동에 브랜드 갤러리 마련

GV70 전동화 모델보다 1천만원 저렴? 국내 출시 가격에 쏠리는 관심



따스한 5월, 자동차 시장의 분위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과거 ‘가성비’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중국 자동차가 이제는 ‘프리미엄’을 외치며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지리자동차그룹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그 선봉에 섰다.

지커의 성공 여부는 단순히 한 브랜드의 성패를 넘어, 한국 시장에서 중국차의 인식을 바꿀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이들의 대담한 도전은 프리미엄 전략,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 그리고 넘어야 할 브랜드 신뢰도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과연 지커는 깐깐한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단순 판매가 아닌 이미지를 먼저 쌓는다





그렇다면 지커는 어떤 방식으로 브랜드 가치를 알리려는 걸까. 첫 행보는 의외의 장소에서 시작됐다. 바로 수입차 전시장이 밀집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이다. 과거 링컨 전시장이 있던 자리에 브랜드 갤러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차를 파는 공간을 넘어, 지커가 추구하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갤러리에는 플래그십 MPV ‘009’와 차세대 SUV ‘9X’, 그리고 국내 출시가 임박한 ‘7X’ 등이 전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판매 이전에 브랜드의 기술력과 디자인 철학을 먼저 선보이겠다는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GV70보다 저렴한데 과연 얼마에 나올까





프리미엄을 외치면서도, 결국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가격이다. 지커의 핵심 모델 ‘7X’는 이 지점에서 강력한 무기를 갖췄다. 이 중형 전기 SUV는 국내 시장의 강자,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직접 겨냥한다.

지커 7X의 중국 현지 판매 가격은 최상위 트림을 기준으로 약 5800만 원 수준이다. 물론 국내 인증, 물류비 등을 고려하면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보조금 수령이 가능한 7,000만 원 이하로 가격이 책정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이는 기본 가격만 약 8,000만 원에서 시작해 옵션을 더하면 9,000만 원에 육박하는 GV70 전동화 모델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가격 우위를 점하는 부분이다. 만약 7천만 원대 예산으로 프리미엄 전기 SUV 구매를 고민 중인 소비자라면, 선택지에 새로운 이름 하나가 추가되는 셈이다.

성공의 열쇠는 결국 브랜드 신뢰도





하지만 뛰어난 상품성과 가격만으로 한국 시장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는 차량 자체의 성능을 넘어, 사후 서비스(AS)와 브랜드가 주는 신뢰감에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이는 지커가 앞으로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이기도 하다.

양쉐량 지리홀딩그룹 부사장 역시 “단기 판매량보다 브랜드 가치 구축이 우선”이라며 서비스 경쟁력을 강조한 바 있다. 촘촘한 서비스 망 구축과 부품 수급 문제, 그리고 ‘중국차’라는 선입견을 불식시킬 만큼의 품질 증명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차라도 외면받을 수 있다.

결국 지커의 도전이 한국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지, 아니면 높은 장벽 앞에서 고전할지는 올 하반기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면 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