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9, EV9과 정면 승부 예고한 렉서스의 야심작 TZ 최초 공개
96kWh 배터리 기반, 3열까지 배려한 ‘드라이빙 라운지’의 정체
5월의 따스한 날씨와 함께 국내 대형 전기 SUV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대 아이오닉 9과 기아 EV9이 양분하던 시장에 렉서스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브랜드 최초의 3열 대형 전기 SUV ‘TZ’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것이다. 렉서스는 이번 신차를 통해 압도적인 정숙성, 광활한 공간감, 그리고 브랜드 고유의 안락한 주행 질감을 전면에 내세웠다. 과연 렉서스는 프리미엄 패밀리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
렉서스 TZ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다. ‘드라이빙 라운지(Driving Lounge)’라는 콘셉트 아래, 도로 위에서도 VIP 라운지에 머무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되어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실내 구성을 완성했다.
대형 SUV의 굼뜬 움직임, 옛말이 되다
2톤이 넘는 거구의 움직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렉서스 TZ는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 ‘다이렉트4(DIRECT4)’를 탑재했다. 주행 상황에 따라 전륜과 후륜의 구동력을 100:0에서 0:100까지 정밀하게 배분하며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여기에 뒷바퀴를 최대 4도까지 조향하는 다이내믹 리어 스티어링(DRS) 기술이 더해져 좁은 골목길이나 주차장에서의 움직임이 한결 가벼워졌다. “우리 가족이 탈 차인데, 코너링이 너무 과격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은 접어둬도 좋다. 뒷좌석 승객의 멀미를 방지하는 ‘리어 컴포트’ 모드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3열 탑승객은 왜 대화가 어려웠을까
그동안 3열 좌석은 보조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TZ는 이런 편견을 깬다. 낮은 바닥 설계와 긴 휠베이스 덕분에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 공간과 머리 공간이 넉넉하다. 3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전용 워크인 버튼도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정숙성이다. 엔진 소음이 없는 전기차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차체 곳곳에 흡차음재를 아낌없이 사용했다. 공기역학적으로 디자인된 미러는 풍절음을 최소화한다. 덕분에 1열 운전자와 3열 탑승객이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도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단순한 럭셔리를 넘어 지속 가능성을 품다
렉서스가 생각하는 프리미엄은 무엇일까. TZ의 실내는 그 답을 보여준다. 시코쿠 섬의 대나무를 활용한 ‘포지드 밤부’ 장식과 식물성 원료로 만든 ‘울트라스웨이드’ 소재는 고급스러움과 친환경 가치를 동시에 잡았다. 이는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브랜드의 노력이 담긴 결과물이다.
안전 사양 역시 최상급이다. 최신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4.0(LSS+ 4.0)’이 기본으로 탑재되어 교차로 충돌 방지 보조 등 지능형 기술이 운전자를 돕는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항상 최신 안전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렉서스 TZ는 96kWh급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넉넉한 주행거리를 확보할 전망이다. 북미 시장에는 테슬라의 NACS 충전 규격을 채택해 충전 편의성까지 높였다. 공간, 정숙성, 승차감이라는 대형 SUV의 본질에 집중한 렉서스의 첫 3열 전기 SUV가 국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