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1등석 연상시키는 실내, 슈퍼카급 성능은 덤
국내 프리미엄 MPV 시장 판도 바꿀 수 있을까
따스한 햇살이 가득한 5월,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늘면서 프리미엄 미니밴(MPV) 시장이 다시금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기아 카니발과 토요타 알파드가 양분하던 이 시장에 낯선 이름의 도전자가 등장했다. 바로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다.
지커는 플래그십 MPV ‘009’의 부분변경 모델을 최근 공식 출시하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압도적인 성능과 상상 이상의 고급감, 그리고 1억 원을 넘나드는 가격표를 달고 나타난 이 차가 과연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형 밴에 담아낸 슈퍼카급 성능, 과연 가능할까
‘크고 편안한 차는 굼뜨다’는 편견은 이 차 앞에서 무의미해진다. 신형 지커 009는 거대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상위 트림은 900V 초고전압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듀얼모터가 최고출력 680kW를 뿜어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단 3.9초. 웬만한 스포츠카를 압도하는 가속력이다.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다. CATL의 최신 115kWh 기린 배터리를 탑재해 중국 CLTC 기준 최대 720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충전 속도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채우는 데 단 10분이면 충분하다. 장거리 운행에 대한 전기차의 불안감을 상당 부분 해소한 셈이다.
단순히 빠르기만 한 차가 아닌 진짜 고급감
성능만으로 프리미엄을 논할 수는 없다. 지커 009의 진정한 가치는 실내 공간에서 드러난다. 문을 열면 비행기 퍼스트클래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공간이 펼쳐진다. 특히 2열에 적용된 ‘소파로(Sofaro) 항공 시트’는 회전 기능과 초대형 리클라이닝을 지원해 탑승객에게 최상의 안락함을 제공한다.
승차감 역시 놓치지 않았다. 노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서스펜션을 자동 조절하는 ‘매직 카펫’ 기능과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으로 탑재됐다. 온 가족이 함께 편안한 장거리 이동을 꿈꾸면서도, 때로는 운전의 즐거움을 놓치고 싶지 않은 운전자라면 한 번쯤 고민해 볼 만한 대목이다.
첨단 기술의 집약체이기도 하다. 라이다(LiDAR) 센서와 엔비디아의 최신 칩을 기반으로 한 고도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물론, 자동 주차와 같은 최신 운전자 보조 기능도 모두 갖췄다. 차체 크기는 전장 5217mm, 휠베이스 3205mm로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보다도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지커 009가 토요타 알파드, 렉서스 LM 등 기존의 강자들을 정조준했다고 평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브랜드가 가성비를 넘어 기술력과 고급감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특히 전동화 MPV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프리미엄 패밀리카 시장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더욱 흥미로워지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