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매체 극찬 쏟아졌던 N 브랜드 최초 전기차, 어쩌다 월 판매량 한 자릿수로 추락했나
7천만 원대 가격이 발목 잡았나... 마니아층마저 외면하는 진짜 속사정
현대차의 야심작이 예상 밖의 난관에 부딪혔다. 출시 직후 전 세계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던 고성능 전기차가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의 벽과 한정된 ‘시장’ 규모가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지난 5월, 이 차의 국내 판매량은 단 1대. 대체 이 차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주인공은 현대차 N 브랜드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이다. 이 차는 공개 당시부터 파격적인 성능으로 주목받았다. 부스트 모드 사용 시 최고출력 650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4초 만에 도달하는 가속력은 억대 슈퍼카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출시 초기 반짝 관심을 받은 이후 판매량은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1월 6대, 2월 5대, 4월 6대를 기록하더니 급기야 지난 5월에는 1대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세계가 인정한 성능, 왜 국내에선 통하지 않았나
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단연 가격이다. 아이오닉 5 N의 국내 판매 가격은 7,600만 원에서 시작하며, 각종 옵션을 더하면 실구매가는 8,000만 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 가격이면 대부분의 소비자는 다른 선택지를 먼저 떠올린다.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제네시스 GV70이나 GV80 같은 프리미엄 SUV가 대표적이다. 실용성보다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에게도 매력적인 대안이 너무 많다.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을 위해 8천만 원을 기꺼이 지불할 소비층에게 아이오닉 5 N은 아직 낯선 선택지다.
높은 가격의 벽, 마니아 시장 공략도 쉽지 않았다
그렇다면 고성능차 마니아 시장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이 시장의 규모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트랙 주행을 즐기는 소수의 마니아층을 공략하기에는 ‘전기차’라는 점이 여전히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상 변속 시스템이나 가상 사운드 등 내연기관의 감성을 재현하려는 노력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아이오닉 5 N은 ‘2024 세계 올해의 고성능차’에 선정되는 등 상품 경쟁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입증됐다. 해외 유력 매체들의 비교 테스트에서도 전통의 강자들을 위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차량의 완성도와 판매량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냉정한 시장의 논리가 다시 한번 증명된 셈이다.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일반 소비자와 마니아층 모두를 확실하게 사로잡지 못한 아이오닉 5 N의 도전은 당분간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