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시대에 역주행하는 도요타의 진짜 속내, 초호화 GT 시장 판도 바꿀까
2세대 센츄리의 영광 재현할까, 벤틀리·롤스로이스 정조준한 일본의 야심
전기차와 다운사이징이 대세인 시대, 도요타가 시대를 역행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브랜드 최고 정점에 있는 ‘센츄리’의 쿠페 모델을 공개하며 시장에 파문을 일으킨 것이다. 핵심은 단연 ‘V12 엔진’의 부활 가능성이다. 영국 롤스로이스를 정조준한 이 야심작은 과연 단순한 낭만일까, 아니면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적 한 수일까.
최근 일본 모빌리티 쇼 2025에서 베일을 벗은 센츄리 쿠페 콘셉트는 기존 센츄리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엎는다. ‘회장님 차’로 대표되던 쇼퍼드리븐(Chauffeur-driven) 세단에서 벗어나,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며 즐기는 초호화 그랜드 투어러(GT) 시장 진출을 선언한 셈이다. 이는 도요타가 럭셔리 브랜드로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전동화 시대에 V12 엔진이라니, 정말 나올까
파워트레인을 둘러싼 추측만큼 뜨거운 것도 없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현재 센츄리 SUV에 탑재된 3.5리터 V6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이다. 시스템 총출력 412마력의 강력한 성능과 효율성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은 다른 곳에 쏠린다. 바로 12기통 엔진의 부활 여부다. 일부 해외 매체들은 V8 하이브리드, 심지어 V12 기반 하이브리드 시스템 탑재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도요타는 과거 2세대 센츄리에 5.0리터 자연흡기 V12 엔진을 얹어 기술력을 과시한 전례가 있다. 만약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센츄리 쿠페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브랜드의 상징이자 희소성을 갖춘 작품으로 거듭나게 된다.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를 정조준한 실내 구성
실내 공간은 이 차의 성격을 명확히 보여준다. 일반적인 4인승 쿠페와 개념부터 다르다. 운전석은 철저히 분리해 프라이버시를 확보했고, 조수석 공간을 VIP만을 위한 자리로 꾸몄다. 우측 전후 2석과 좌측 1석이라는 독특한 시트 구조는 오직 한 사람의 편안함에 집중하겠다는 설계 철학을 드러낸다.
만약 당신이 이 차의 VIP 석에 앉는다면, 눈앞의 대형 디스플레이와 편안한 풋레스트를 누리며 완벽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물론 양산 모델에서는 보다 대중적인 시트 구성으로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콘셉트카가 보여준 방향성은 분명하다. 이 차는 벤틀리 컨티넨탈 GT나 롤스로이스 스펙터와 직접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억 소리 나는 가격, 과연 시장에서 통할까
최고급 모델답게 첨단 기술도 아낌없이 투입될 전망이다. 뒷바퀴 조향을 돕는 다이내믹 리어 스티어링,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한 승차감을 만드는 전자제어 에어 서스펜션, 실내 소음을 완벽히 차단하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에서는 2027년 이후 출시를 점치고 있지만 공식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가격은 현행 센츄리 세단과 SUV(약 2억 5천만 원)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일부에서는 3억 원을 훌쩍 넘는 가격표가 붙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과연 도요타의 ‘궁극의 럭셔리’ 전략이 전 세계 부호들의 지갑을 열게 할 수 있을지, 특히 V12 엔진이라는 ‘낭만’이 현실이 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