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디자인 변경 아니다…배터리 용량 늘리고 충전 성능까지 개선
소프트웨어는 구글 AI 탑재, 폭스바겐 ID.3·기아 EV3와 정면 승부 예고
르노가 전기 해치백 ‘메간 E-Tech 일렉트릭’의 부분변경 모델을 공개하며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이번 신형 모델은 단순히 외관만 다듬는 수준을 넘어섰다. 핵심은 완전히 달라진 디자인, 대폭 늘어난 주행거리, 그리고 구글 AI 기반의 최신 소프트웨어 세 가지로 요약된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포진한 전기 해치백 시장에서 르노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된 상황이다.
주행거리는 늘고 디자인은 날렵해졌다
기존 모델의 부드러운 인상 대신 한층 공격적인 얼굴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르노는 최신 패밀리룩을 적용한 범퍼와 헤드램프를 통해 신형 캡처, 심비오즈와 결을 같이하는 날렵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신규 휠 디자인과 새틴 블루 외장 색상 추가도 변화의 일부다.
이번 변경의 핵심은 배터리 성능 개선이다. 기존 60kWh 용량의 배터리는 67kWh LFP 배터리로 교체됐다. 그 결과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WLTP 기준)는 459km에서 499km로 약 40km 증가했다. 국내 인증 방식 적용 시 400km 초중반대 주행거리가 예상되는 수치다.
충전 속도 역시 개선돼 DC 급속충전 시 최대 165kW 출력을 지원한다. 배터리 잔량 15%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4분에 불과하다.
가속은 0.1초 느려진 배경이 있다
파워트레인 제원은 기존과 동일하다. 전륜 전기모터가 최고출력 220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발휘한다. 하지만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기존 7.5초에서 7.6초로 0.1초 소폭 늘었다. 이는 배터리 용량 증가에 따른 무게 상승의 영향이다.
수치상 성능 저하로 보일 수 있지만, 르노의 선택은 다른 곳을 향한다. 르노는 늘어난 무게에 맞춰 조향 시스템과 서스펜션 세팅을 새롭게 조율해 주행 질감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고속 주행 안정성이나 코너링 성능보다 일상 주행 영역에서의 승차감과 편의성에 집중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내 핵심은 구글 AI 소프트웨어 탑재다
실내 디자인 레이아웃은 기존의 듀얼 디스플레이 구성을 그대로 유지한다. 대신 내부 소프트웨어가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OpenR Link’에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가 통합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를 통해 더욱 자연스러운 음성 명령과 대화가 가능해졌고, 100개 이상의 앱을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차량이 운전자를 자동으로 인식해 시트 포지션, 사이드미러 각도 등 개인화 설정을 스스로 불러오는 기능도 추가돼 편의성을 높였다.
르노는 트림 구성을 테크노와 에스프리 알핀 두 가지로 단순화하고 기본 사양을 강화했다. 디자인, 주행거리,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모두 끌어올린 신형 메간 E-Tech가 폭스바겐 ID.3, 기아 EV3 등이 버티는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