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주춤한 사이 틈새 공략…충전 걱정 없는 오프로더의 등장
EMA 플랫폼 기반으로 동력계 다양화, 국내 프리미엄 SUV 시장 정조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전략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순수 전기차에만 집중하던 흐름에서 벗어나 하이브리드라는 현실적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이런 배경 속에서 랜드로버가 브랜드의 유산을 계승한 소형 SUV, 이른바 ‘베이비 디펜더’에 하이브리드 심장을 얹어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프리미엄 SUV 시장의 기존 강자들은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디펜더 스포츠로 알려진 이 신차는 단순히 라인업을 확장하는 모델이 아니다. 전기차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와 장거리 주행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특히 오프로드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고려할 때, 충전소 위치에 구애받지 않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랜드로버가 하이브리드 카드를 꺼낸 이유
전기차에 대한 시장의 열기가 한풀 꺾인 지금, 랜드로버의 하이브리드 전략은 시기적절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재규어랜드로버의 최신 EMA 플랫폼 덕분에 가능했다. 이 플랫폼은 순수 전기차는 물론,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하이브리드(HEV)까지 수용하는 유연한 구조를 가졌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각국 시장의 규제와 인프라 상황에 맞춰 최적의 파워트레인을 공급할 수 있다. 충전 환경이 완벽히 갖춰지지 않은 국내 시장 상황에서, 랜드로버의 유산과 전동화 기술의 균형을 맞춘 하이브리드 모델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프리미엄 SUV 시장 경쟁 구도가 바뀐다
가장 큰 관심사는 가격이다. 아직 국내 판매 가격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해외 시장 가격과 디스커버리 스포츠 등 기존 모델의 가격대를 고려하면 8,500만 원에서 9,800만 원 선에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각종 편의 및 오프로드 패키지를 추가하면 실구매가는 1억 원을 넘길 수도 있다.
이 가격대는 국산 준중형 SUV가 아닌 프리미엄 수입 SUV 시장을 직접 겨냥한다. 제네시스 GV70의 상위 트림이나 볼보 XC60, BMW X3 등이 직접적인 경쟁 상대로 꼽힌다. 제네시스 GV70 풀옵션을 고민하던 소비자라면 충분히 비교 선상에 올려놓고 고민할 만한 선택지가 등장한 셈이다.
결국 디펜더 스포츠는 브랜드의 강력한 오프로드 이미지와 최신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효율성을 결합해 기존 도시형 럭셔리 SUV와는 다른 가치를 제시한다.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실용성과 독창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올 하반기 수입차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