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바겐과 비교되는 몸값, 시승 후엔 생각이 바뀐다는 진짜 이유
오프로더의 편견을 깬 V8 심장, 도로 위를 달리는 감각은 상상 이상
랜드로버 디펜더의 최상위 모델, ‘옥타(OCTA)’의 시작 가격은 2억 3,010만 원이다. 이 가격표를 본 대다수의 반응은 비슷하다. ‘G바겐도 아닌데 이 돈을 주고?’라며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이 차를 두고 시장의 평가는 의외의 방향으로 흐른다.
초반의 냉소적인 반응과 달리, 실제 시승 경험이 퍼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압도적인 V8 엔진의 성능, 오프로더의 상식을 뒤엎는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 그리고 대체 불가능한 하이엔드 감성이 그 배경으로 지목된다.
비싼 가격표 뒤에 숨겨진 가치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635마력 V8 엔진이 주는 압도적 경험
디펜더 옥타의 심장은 단순한 고배기량 엔진이 아니다. BMW에서 가져온 4.4리터 V8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했다. 최고출력 635마력, 최대토크 76.5kg.m라는 수치는 이 차의 성격을 명확히 보여준다.무게는 2.6톤, 길이는 5미터가 넘는 거구다. 그럼에도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초 만에 도달한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웅장한 배기음과 함께 거대한 차체가 스포츠카처럼 튀어 나간다. 이는 단순한 오프로더가 아님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0km에 달한다.
오프로더 편견을 깨부순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
강력한 힘만으로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디펜더 옥타의 진가는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에서 드러난다. 이 첨단 기술은 유압식으로 차체의 좌우 쏠림(롤링)과 앞뒤 쏠림(피칭)을 극도로 억제한다. 험로 주파 능력은 유지하면서 포장도로에서는 완전히 다른 차로 변신하는 비결이다.실제 주행 시, 고속 코너링에서도 바닥에 단단히 붙어 달리는 안정감을 제공한다. 랠리카를 타는 듯한 정교한 조향 감각은 기존 디펜더와는 차원이 다르다. 오프로드에서는 전용 ‘OCTA 모드’를 통해 랜드로버의 모든 기술력을 쏟아부어 어떤 험로에서도 편안함을 잃지 않는다.
물론 단점도 명확하다. 2미터가 넘는 넓은 차체는 한국의 좁은 골목길이나 주차 환경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좁은 길을 자주 지나거나 마트 주차장에서 스트레스받는 상황을 피하고 싶다면, 이 차는 현명한 선택지가 아니다. 오프로드 성향의 타이어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도 단점으로 꼽힌다.
결론적으로 디펜더 옥타는 실용성이나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를 위한 차가 아니다. 이 차는 벤츠 G63 AMG처럼 독보적인 개성과 폭발적인 성능을 동시에 원하는 소수를 위한 플래그십 모델이다. 흔한 럭셔리 SUV에 질렸고, V8 감성과 오프로드 성능까지 한 대로 누리고 싶다면, 디펜더 옥타는 그 높은 몸값을 기꺼이 지불할 소수를 위한 매력적인 야수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