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과 기술력으로 관심부터 끌어낸 중국 전기차 3사

정작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따로 있었다



‘저가’ 이미지로 각인됐던 중국 전기차를 향한 국내 소비자의 시선이 바뀌고 있다. 오히려 가장 비싼 최고가 모델에 예약이 몰리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러한 흐름의 배경에는 압도적인 **실적**, 예상을 뛰어넘는 **기술력**, 그리고 아직 넘지 못한 **인증**이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가 자리 잡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통상적인 신차 출시 절차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다. 인프라 구축보다 시장 반응을 먼저 확인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실적과 기술력으로 시장 판도를 바꾼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판매량이다. BYD는 올해 상반기에만 1만 1,675대를 판매하며 국내 수입차 브랜드 4위에 올랐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6,107대)을 반년 만에 훌쩍 넘어선 수치다.

지커의 상황도 비슷하다. 중형 전기 SUV ‘7X’는 사전예약 한 달 만에 1,000대를 확보했다. 놀라운 점은 가장 저렴한 모델이 아닌 6,999만 원짜리 최상위 트림에 수요가 집중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국적보다 상품성을 우선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다. 아직 국내 판매 실적이 없는 샤오펑은 기술력 하나만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첫 글로벌 전략 모델 L03에 아시아·태평양 완성차 최초로 구글맵 기반 내비게이션을 탑재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반응은 얻었지만 인증 문턱은 여전히 높다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확인한 뒤에야 인프라 구축이 뒤따른다. 샤오펑은 최근 엑스펑모터스코리아 법인 설립을 마쳤고, 지커 역시 전국 9개 매장을 열고 본격적인 판매망 다지기에 나섰다.



하지만 가장 큰 숙제가 남았다. 바로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과 인증 절차다. 정부의 보급사업 평가를 통과하려면 공급망 기여도, 사후관리 등 여러 항목에서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현재 BYD는 공급망 기여도 점수 부족으로 국고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커는 차량 인증 절차가 끝나지 않아 평가조차 받지 못했다. 출시를 앞둔 샤오펑 역시 동일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결국 중국 전기차 3사의 전략은 ‘선(先)반응 후(後)신뢰’라는 승부수에 가깝다. 상품성을 앞세워 일단 관심을 끈 뒤, 나머지 신뢰는 나중에 채우겠다는 계산이다.
국적보다 가치를 따지는 소비 흐름은 이들의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보조금 문턱과 인증 지연이라는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탄탄한 서비스 망과 품질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금의 예약 열기는 일시적 관심에 그칠 수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