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 미니밴 시장의 빈틈을 파고든 중국산 신차. 6천만 원대 가격표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결정적 변수’가 따로 있었다.
기아 카니발이 독주하던 국내 패밀리카 시장에 낯선 이름이 등장했다. 순수 전기 미니밴이라는 희소성과 함께 700km가 넘는 주행거리를 내세운 중국 지리자동차 산하 브랜드 ‘지커’의 얘기다.
최근 서울 강남에 브랜드 전시 공간이 문을 열고 국내 도로에서 시승 차량까지 포착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특히 기존 미니밴에서는 볼 수 없던 파격적인 설계 방식이 알려지며,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핵심은 차체 구조와 공간 활용성에 있다. 지커의 신형 미니밴 ‘믹스’는 기존 자동차의 상식을 뒤엎는 접근법을 택했다.
B필러 없앤 구조가 보여주는 새로운 가능성
조수석 방향의 B필러, 즉 1열과 2열 사이의 기둥을 완전히 제거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여기에 앞문은 일반적인 방식이지만 뒷문은 뒤로 미끄러지듯 열리는 ‘코치 슬라이딩 도어’를 채택했다. 양쪽 문을 모두 열면 기둥의 방해 없이 거대한 통로가 나타난다.
이런 구조는 어린 자녀의 카시트를 설치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가족을 태울 때 진가를 발휘한다. 좁은 공간에서 몸을 비틀 필요가 없어 승하차 편의성이 극대화된다. 나아가 1열 시트가 270도까지 회전하는 기능은 실내를 마주 보는 라운지 공간으로 바꿔준다. 단순히 사람을 많이 태우는 차를 넘어, 움직이는 생활 공간이라는 개념에 접근한 것이다.
700km 주행거리보다 중요한 체크포인트
제원상 성능도 만만치 않다. 전장 4,688mm, 휠베이스 3,008mm로 도심 주행에 부담 없는 크기를 갖췄다. 상위 트림은 102kWh 용량의 NCM 배터리를 탑재해 중국 기준(CLTC) 1회 충전으로 702km를 주행하며, 최고출력은 421마력에 달한다.
800V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지원해 약 7분 충전으로 100km를 갈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장거리 이동이 잦은 가족이라면 휴게소에서 보내는 충전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국내 출시 가격은 6천만 원대 초중반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계약 전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충전 규격이다. 국내 급속충전 표준은 CCS1 방식이지만, 대다수 중국 브랜드 전기차는 자국의 GB/T 규격을 기반으로 한다. 국내 정식 출시 모델이 CCS1 방식으로 변경 적용되는지 여부는 실제 운용 편의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이므로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현재 지커는 중형 전기 SUV인 ‘007’ 모델을 지난 6월 국내에 먼저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믹스의 정확한 출시 시점과 사양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서비스센터 구축 현황과 부품 수급 체계까지 함께 지켜보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