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가격 364만 원 인상, 2천만 원대 ‘가성비’ 트림 단종이 불러온 나비효과
신차급 중고차와 신형 모델 사이, 예비 오너들이 계산기 두드리는 이유
현대자동차의 신형 아반떼 8세대가 출시되자 시장은 예상 밖의 방향으로 움직였다. 신차 계약이 몰리는 동시에, 단종된 7세대(CN7) 모델의 재고가 순식간에 동났다.
원인은 가격이다. 신형의 시작 가격이 364만 원 오르고 가장 저렴했던 ‘스마트’ 트림이 사라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가격 인상 소식에 소비자들이 발 빠르게 움직인 결과다.
이제 2천만 원대 아반떼를 신차로 구매할 길은 막혔다. 선택지는 더 비싼 신형을 계약하거나, 중고차 시장에 나온 CN7 매물을 살펴보는 것뿐이다.
신형보다 364만원 저렴했던 시작 가격
구형과 신형의 가격표는 시장이 왜 구형 재고로 몰렸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7세대 아반떼 가솔린 모델의 시작 트림인 ‘스마트’는 2,034만 원이었다. 사회초년생이나 첫 차 구매자들이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였다.하지만 8세대 신형에서는 이 스마트 트림이 사라졌다. 시작 트림이 2,398만 원짜리 ‘모던’으로 올라서면서 진입 장벽이 364만 원 높아졌다.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은 격차가 435만 원까지 벌어진다.
이 가격 차이가 단종을 앞둔 CN7의 ‘재고 소진’을 불렀다. 신형이 안 팔리는 것은 아니다. 계약 첫날에만 1만 1,094대가 몰릴 정도로 인기는 여전하다. 다만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구형으로 돌아섰다는 신호로 읽힌다.
버튼과 레버, 구형이라서 편한 점도 있다
단순히 가격 때문에 구형을 찾는 것은 아니다. 실내 구성과 차체 크기 등 CN7만이 가진 장점도 분명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물리 버튼과 다이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온도나 음량을 조절하기 위해 화면을 여러 번 터치할 필요가 없다. 운전 중 시선을 뺏기지 않고 손의 감각만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기어 역시 손으로 쥐고 바꾸는 익숙한 레버식이다.
신형은 12.9인치 이상의 대화면과 인공지능 비서 등 첨단 기능을 내세운다. 최신 기술을 선호한다면 신형이 맞지만, 직관적인 조작계를 선호하는 운전자에게는 구형이 더 편할 수 있다. 좁은 골목과 기계식 주차장을 자주 쓰는 운전자에게는 55mm 더 짧은 구형의 차체가 부담이 적다.
이제는 사라진 1.6 가솔린 엔진의 가치
파워트레인 구성 변화도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CN7은 1.6리터 가솔린 엔진을 주력으로 삼았다. 최고출력 123마력에 복합연비 15.0km/L로, 성능과 효율, 자동차세 부담까지 균형을 맞춘 구성이었다.신형에서는 1.6 가솔린 엔진이 사라지고 2.0 엔진으로 대체됐다. 물론 연비가 21.1km/L에 달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유지된다. 실제로 지난 7월 아반떼 판매량의 27.5%는 하이브리드였다.
그럼에도 저렴한 유지비와 초기 구매 비용을 중시하던 소비자에게 1.6 가솔린의 단종은 아쉬운 소식이다. 현재 CN7을 구하려면 중고차 시장을 뒤져야 한다. 최근 기준 엔카에 등록된 매물은 약 1,974대에 달한다. 신차급 중고차 가격과 신형 모델의 가격표를 나란히 두고 저울질할 시점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