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주행거리까지 늘려주는 신개념 필름, 벤츠·포르쉐 방식과 다른 점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이 문제를 해결할 신기술을 내놨다. 단순한 선팅 필름이 아닌, 붙이는 것만으로 실내 온도를 최대 7도 가까이 낮추는 ‘나노 쿨링 필름’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신기술의 첫 실증 대상이 일반 승용차가 아닌 경찰 버스라는 점이다. 여기에는 성능 검증 이상의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밖에서는 막고 안에선 내보내는 원리
이 필름의 핵심은 열을 다루는 방식에 있다. 기존 선팅 필름이 주로 햇빛의 열을 막는 데 집중했다면, 나노 쿨링 필름은 한 단계 더 나아갔다.총 3개의 층으로 구성된 필름은 외부의 복사열을 차단하는 동시에, 차량 내부에 갇힌 열은 바깥으로 방출하는 기능을 갖췄다. 현대차그룹은 내부 열 방출 기능까지 더한 필름은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경찰 버스에 먼저 적용된 진짜 이유
현대차는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버스 2대에 이 필름을 시공하고 1년간의 실증 테스트에 돌입했다. 경찰 버스는 임무 특성상 짙은 선팅을 하기 어려워 폭염에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고려됐다.실제 테스트 결과는 인상적이다. 수소전기버스에 필름을 적용했을 때, 미적용 차량의 운전석 온도가 50.23도까지 치솟는 동안 적용 차량은 43.42도를 유지했다. 최대 6.8도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2024년 파키스탄에서 진행한 실증에서는 크래시패드 표면 온도를 20.2도나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전기차 시대, 필름 한 장의 가치
이 기술은 특히 전기차 시대에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실내 온도를 낮추면 자연스레 에어컨 사용량이 줄고, 이는 곧 전력 소비 감소로 이어진다.냉난방에 배터리 전력을 사용하는 전기차에게 이는 주행거리 증가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메르세데스-벤츠나 포르쉐 등도 특수 코팅 유리를 적용하며 열 관리 기술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기존 차량에도 쉽게 부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의 필름은 차별점을 가진다. 현대차그룹은 1년간의 내구성 및 성능 검증을 마친 뒤 양산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