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설 휩싸인 BMW Z4, 알피나 창업 가문 손에서 재탄생한 사연

최고출력 435마력, 최고속도 295km/h… ‘보벤지펜 스파이더’의 정체

BMW Z4의 단종설이 흘러나올 때마다 많은 팬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2인승 로드스터 자체가 귀해진 시대, 직렬 6기통 엔진을 품은 후륜구동 오픈카는 더욱 희소한 존재가 됐기 때문이다.

그런 Z4가 전혀 다른 이름으로 다시 등장했다. 알피나 창업 가문이 Z4 M40i를 기반으로 새롭게 선보인 ‘보벤지펜 스파이더’다. 전 세계 단 99대만 생산되는 이 차의 등장 배경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숨어있다.

알피나 아닌 보벤지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름이 낯설게 들릴 수 있지만, ‘보벤지펜’은 BMW 전문 튜너 알피나 창업주의 성(姓)이다. 알피나 브랜드가 BMW 그룹에 완전히 인수된 이후, 창업 가문은 자신들의 이름을 내걸고 새로운 브랜드를 설립했다. 이 차가 ‘BMW Z4 알피나’가 아닌 이유다.

하지만 BMW를 기반으로 성능과 소재를 특별하게 다듬는 방식은 과거 알피나를 떠올리게 한다. 이들은 Z4 M40i의 긴 보닛과 낮은 차체, 소프트톱 로드스터라는 기본 매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신들만의 색채를 더했다.

435마력, 핵심은 성능과 디자인의 섬세한 조율이다

심장은 Z4 M40i의 3.0리터 직렬 6기통 터보 엔진이다. 흡배기 시스템 등을 개선해 최고출력은 435마력까지 끌어올렸고, 최대토크는 59.1kg.m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단 4.2초가 걸린다.

단순히 출력만 높인 차가 아니다. 늘어난 힘을 제어하기 위해 댐퍼 세팅을 새롭게 조율했고, 20인치 단조 휠과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S 타이어를 장착했다. 퍼포먼스 패키지를 선택하면 최고 속도는 295km/h까지 치솟는다.
외관 디자인은 맥라렌 F1으로 유명한 프랭크 스티븐슨이 맡았다. 기존 Z4의 형태를 존중하면서 전용 스플리터와 리어 디퓨저 등을 추가해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촘촘한 멀티 스포크 휠은 영락없는 알피나의 감성이다.

실내 역시 레이아웃은 그대로 두되 소재로 차이를 만들었다. 고급 가죽과 알칸타라를 조합했으며, 스티어링 휠에는 알피나에서 즐겨 쓰던 라발리나 가죽을 적용했다. 기존 Z4 오너라면 소재의 차이만으로도 전혀 다른 차라고 느낄 만한 지점이다.
보벤지펜 스파이더는 전 세계 99대 한정으로 제작된다. 독일 기준 시작 가격은 11만 5,500유로(약 1억 6300만원)이며, 고객 인도는 2027년 1분기 말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정식 후속 모델은 아니지만, 사라져가는 정통 로드스터의 명맥을 알피나 가문이 잇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자동차 팬들에게는 의미 있는 소식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