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인치 4K 화면에 650km 주행거리… ‘가성비’ 잡으려 중국 기업과 손잡았다
람보르기니 닮은 외관에 압도적 실내 공간, 국내 소비자들 반응은
현대차가 2,000만 원대 전기 세단을 중국 시장에 내놓는다. 아이오닉 6보다 큰 차체에 600km가 넘는 주행거리를 갖췄다는 소식에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파격적인 가격표 뒤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중국 내 치열한 ‘치킨게임’이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베이징현대가 개발을 주도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V’가 오는 9월 29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구체적인 제원을 공개했다.
아이오닉 6보다 큰 덩치, 디자인에 담긴 의도
아이오닉 V는 전장 4,900mm, 휠베이스 2,900mm로 국내 아이오닉 6보다 전반적으로 큰 체격을 갖췄다. 이는 실내 공간을 중시하는 중국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결과다.
전면부는 람보르기니를 연상시키는 분리형 헤드램프와 일체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측면은 매끄럽게 떨어지는 패스트백 실루엣으로 스포티한 감각을 더했다.
27인치 대화면, 속은 중국 기술로 채웠다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27인치 4K 디스플레이다. 퀄컴의 고성능 스냅드래곤 8295 칩셋을 탑재해 끊김 없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소프트웨어는 철저히 현지에 맞췄다. 바이두의 ‘어니봇’, 바이트댄스의 ‘더우바오’ 등 중국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를 통합했다. 자율주행 기술 역시 현지 업체 모멘타의 솔루션을 도입해 L2+ 수준을 구현했다.
2천만원대 가격표의 비밀은 LFP 배터리
파격적인 가격의 핵심은 배터리에 있다.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원가를 크게 낮췄다.
파워트레인은 싱글 모터 후륜구동 방식이다. 배터리 용량은 53.5kWh, 66.8kWh 두 가지로 나뉘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중국 CLTC 기준 최대 650km에 달한다.
아이오닉 V의 현지 사전 판매 가격은 11만 9,900위안(약 2,4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최상위 트림도 13만 9,900위안(약 2,800만 원)을 넘지 않는다.
현지 부품과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전략이다. 자신의 월급으로 구매 가능한 전기차를 찾는 중국의 젊은 소비자층을 직접 겨냥한 셈이다. 이 전략이 과열된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반등을 이끌어낼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