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최초 순수전기 SUV ‘토르칼’ 공개, 벤틀리식 럭셔리 감성은 그대로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빠른 벤틀리, ‘형제차’ 포르쉐 카이엔과 다른 길 걷는다

벤틀리 토르칼 측정면 (출처=벤틀리)
벤틀리가 브랜드 첫 순수전기차 ‘토르칼(Torcal)’을 공개했다.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과 전기차 플랫폼을 공유하는 SUV 모델이다. 벤틀리는 단순히 강력한 성능을 넘어 브랜드 고유의 승차감과 정숙성에 집중했다.

토르칼은 2027년 2분기부터 영국 크루 공장에서 생산에 들어간다. 기본형과 고성능 모델인 토르칼 S 두 가지로 운영되며, 두 모델 모두 듀얼 모터 사륜구동 방식을 채택했다. 벤틀리 역사상 가장 강력한 SUV의 등장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벤틀리 토르칼 측정면2 (출처=벤틀리)

뼈대는 공유했지만 지향점은 달랐다

플랫폼을 공유한다고 해서 주행 감각까지 같지는 않다. 벤틀리는 가속페달 반응부터 조향 감각, 서스펜션까지 브랜드 특성에 맞춰 완전히 새롭게 조율했다. 출력 경쟁보다 벤틀리다운 편안한 장거리 주행 능력에 초점을 맞춘 결과물이다.

고성능 모델인 토르칼 S는 런치 컨트롤 사용 시 최고출력 653kW(888마력), 최대토크 1350Nm의 힘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2.9초. 이는 역대 벤틀리 양산차 중 가장 빠른 기록이다. 기본형 모델도 최고출력 604kW(821마력)로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벤틀리 토르칼 측정면3 (출처=벤틀리)
물론 순간적인 최대 출력은 오버부스트 기능을 갖춘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이 더 높다. 하지만 벤틀리는 단순히 숫자를 내세우기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출력을 발휘하며 부드러운 주행 질감을 유지하는 데 공을 들였다.

16분 충전으로 서울-부산 절반을 달린다

장거리 주행 능력의 핵심은 배터리와 충전 기술이다. 토르칼은 113.2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WLTP 기준 최대 600km를 주행한다. 800V 고전압 시스템 덕분에 최대 400kW급 초급속 충전도 지원한다.
벤틀리 토르칼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벤틀리)
최적의 조건에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6분에 불과하다. 단 10분 충전만으로 약 357km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바쁜 일정 속에서 충전 시간을 길게 확보하기 어려운 운전자에게 희소식이다.
벤틀리 토르칼 실내 디스플레이2 (출처=벤틀리)
차체 크기는 길이 5008mm, 휠베이스 3023mm로 기존 벤테이가보다 약간 작고 낮다. 덕분에 전통적인 대형 SUV보다 날렵한 비율을 갖췄다. 그러면서도 최대 2700kg의 견인 능력을 갖춰 실용성을 놓치지 않았다.

실내엔 양털과 1000겹 나무를 사용했다

벤틀리가 추구하는 럭셔리의 방향은 실내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자동차 업계 최초로 영국 직물 업체와 공동 개발한 메리노 울을 실내 마감재로 선택할 수 있다. 호두나무 자투리와 재생 종이를 최대 1000겹 쌓아 만든 ‘옴브레 베니어’ 역시 독특한 소재다.
벤틀리 토르칼 후면 (출처=벤틀리)
1990년대 컨티넨탈 T에서 영감을 얻은 수직적 형태의 전면부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그릴이 필요 없는 전기차지만, 76개의 LED 다이아몬드를 적용한 ‘플로팅 다이아몬드 그릴’로 벤틀리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벤틀리 토르칼 정면 (출처=벤틀리)
토르칼은 컨티넨탈 GT, 플라잉스퍼, 벤테이가에 이은 벤틀리의 네 번째 독립 모델로 판매된다. 영국 현지 예상 가격은 16만5000파운드(약 2억9000만원)에서 시작한다. 국내 출시 일정과 구체적인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