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kWh 대용량 배터리, 10분 충전으로 300km 주행 가능

107년 전통의 럭셔리 브랜드가 SUV를 첫 전기차로 선택한 배경



영국의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벤틀리가 107년 역사상 첫 순수 전기차 ‘토르칼’을 공개했다. 벤틀리는 그간 내연기관의 감성을 고집해왔으나, 결국 전동화 시대의 흐름에 합류하는 결단을 내렸다.

첫 모델을 SUV 형태로 선보인 것은 전략적인 선택으로 읽힌다.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서 SUV 수요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공개된 성능과 가격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3억 원대 중반이라는 시작 가격과 압도적인 주행 성능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876마력, 제로백 2.8초의 압도적인 성능





토르칼의 제원은 숫자로 모든 것을 증명한다. 듀얼 모터 시스템을 기반으로 최고출력 876마력, 최대토크 137.7kgf·m라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거대한 차체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2.8초에 불과하다. 최고속도는 시속 261km에 이른다.

이는 럭셔리 SUV라는 점을 감안하면 슈퍼카에 버금가는 가속력이다. 벤틀리는 주행 성능뿐만 아니라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113kWh에 달하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WLTP 기준 600km를 주행할 수 있다.

특히 400kW급 초급속 충전을 지원하는 점이 눈에 띈다. 단 10분 충전만으로 약 300km를 더 달릴 수 있는 배터리 용량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바쁜 VVIP 고객들의 시간을 아껴주기 위한 배려로 풀이된다.



3억대 가격표에도 VVIP 지갑이 열리는 이유



벤틀리 토르칼의 영국 현지 시작 가격은 3억 원대 중반으로 책정됐다. 만약 3억 원이 넘는 전기차를 구매한다면, 단순히 이동수단을 넘어선 가치를 기대하게 된다. 벤틀리는 이 지점을 정확히 공략했다.

업계에서는 벤틀리의 전동화 선언 자체가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한다. 100년 넘게 최고급 내연기관차를 만들어 온 브랜드가 전기차를 내놓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전기차가 이제 자동차 시장의 완전한 주류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것이다.

물론 3억 원이 넘는 가격은 극소수 부유층만이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다. 하지만 벤틀리와 같은 울트라 럭셔리 브랜드의 주 고객층에게 가격은 구매를 결정하는 최우선 순위가 아니다. 오히려 브랜드의 역사와 기술력, 그리고 첫 전기차라는 상징성이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벤틀리 토르칼의 글로벌 고객 인도는 2027년 2분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