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인치 캐리어 들어가는 프렁크, 성인도 편한 3열 공간… ‘패밀리카’ 기준이 여기서 갈렸다
7천만원대 예산으로 전기 SUV를 고민하는 이들 앞에 두 가지 선택지가 놓였다. 기아 EV9과 테슬라 모델 Y다. 두 차는 비슷한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공간을 쓰는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단순히 차체 크기만으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이유다. 한쪽은 압도적인 수납 효율을, 다른 한쪽은 탑승자 편의성을 내세운다. 패밀리카로서의 가치는 이 지점에서 갈린다.
모델Y 프렁크, 24인치 캐리어도 삼켰다
차이점은 차량 앞쪽 수납공간인 프렁크에서부터 드러난다. 테슬라 모델 Y의 프렁크는 24인치 여행용 캐리어가 들어갈 만큼 깊고 넓다. 짐을 트렁크에만 몰아넣지 않고 앞뒤로 분산할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장점이다.
반면 기아 EV9의 프렁크는 이 정도 크기의 짐을 넣기 어렵다. 당장 여행 짐을 효율적으로 싣는 것이 중요하다면 모델 Y의 공간 구성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EV9은 사람에 집중했다, 특히 2열과 3열
실내, 특히 좌석으로 시선을 돌리면 EV9의 성격이 명확해진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물론 2열 좌석까지 열선, 통풍, 마사지 기능을 지원하며 다양한 각도로 조절된다. 리무진을 연상시키는 구성이다.
모델 Y의 시트가 등판 조절 등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한 것과 대조적이다. 대형 텀블러까지 수납하는 컵홀더 같은 사소한 차이도 매일 차를 쓰는 운전자에게는 크게 체감될 수 있는 부분이다.
3열 공간은 두 차의 방향성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 EV9의 3열은 키가 큰 성인이 앉아도 불편함이 적을 정도로 여유롭다. 반면 모델 Y의 3열은 상대적으로 좁아 장거리 탑승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선택은 ‘짐’과 ‘사람’ 중 어디에 무게를 두느냐에 달렸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여행 짐 수납이 최우선이라면 프렁크 활용도가 높은 모델 Y가 유리하다.
하지만 조부모님을 모시거나 5명 이상이 자주 함께 이동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모든 탑승자의 편안함과 3열의 실용성을 고려할 때 EV9은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7천만원이라는 예산 안에서 자신의 운용 방식을 먼저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