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횡령, ‘죽고 싶을 만큼 참혹’… 1심 뒤집힐까, 6차 항소심에 쏠린 눈
방송인 박수홍의 62억 횡령 사건, 오늘(13일) 친형 부부의 6차 항소심 공판이 열린다. 30년 넘게 믿었던 가족에게 배신당한 박수홍의 피눈물 섞인 법정 싸움에 이목이 집중된다.“뚜껑을 열고 나니 죽고 싶을 만큼 참혹했습니다.”
방송인 박수홍의 출연료 등 62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형 부부의 항소심 6차 공판이 오늘(13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다. 3년 넘게 이어진 지독한 가족 간의 진실 공방이 어떤 국면을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수홍의 친형 부부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며 동생의 출연료와 계약금 등 총 62억 원에 달하는 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30년간 방송 활동을 하며 벌어들인 전 재산을 믿었던 형에게 맡겼던 박수홍에게는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었다.
박수홍은 앞선 공판에서 “무지했던 것도 내 잘못이지만, 진실을 마주하니 너무나도 참혹했다”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증언에 나섰다.
그는 “결혼 후 전세 보증금을 낼 돈조차 없어 보험을 해지해야 했다. 통장을 확인해보니 3380만 원이 전부였다”며 친형을 의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를 밝혔다. 한평생 성실하게 일군 모든 것이 신기루처럼 사라진 순간, 그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할 정도로 깊은 절망에 빠졌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친형 박 씨의 일부 횡령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형수 이 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초 검찰이 친형에게 징역 7년, 형수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던 것과 비교하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검찰은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친형 측은 형량이 무겁다며 각각 항소해 사건은 2심으로 넘어왔다. 양측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한 만큼, 오늘 열리는 6차 공판을 포함한 항소심 과정에서 더욱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된다.
수십억 원의 돈보다 소중했던 가족의 신뢰를 잃은 박수홍. 기나긴 고통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그가 법의 심판을 통해 잃어버린 인생을 되찾을 수 있을지, 대중의 눈과 귀가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