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한 모녀의 생존기, 국내 독립영화 박스오피스 1위 기록
국회 특별 상영회에 이어 유럽, 일본 등 해외 개봉 확정... 작품성 인정받아
제주 4·3 사건 당시 한 모녀의 비극적인 생존 여정을 담은 영화 ‘한란’이 해외 관객들과 만난다. 국내에서의 성공적인 개봉과 국회 특별 상영회에 이어 유럽과 일본에서도 개봉을 확정하며 작품성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
3일 배급사 트리플픽쳐스에 따르면, 영화 ‘한란’은 제주 4·3 희생자 추모일인 오는 4월 3일 일본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주요 도시에서 정식 개봉한다. 이 영화는 1948년, 토벌대를 피해 험난한 여정을 떠나야 했던 엄마 ‘아진’(김향기 분)과 여섯 살 딸 ‘해생’(김민채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란’은 지난해 11월 국내 개봉 당시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고, 개봉 이틀 만에 1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는 대신, 그 시대를 살아내야 했던 여성과 어린이의 삶에 초점을 맞춰 제주 4·3을 현재의 문제로 소환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국회까지 움직인 영화 해외서도 인정받다
‘한란’의 울림은 극장가에만 머물지 않았다. 지난 1월에는 박지원, 박균택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주최로 국회 특별 상영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러 정치인들이 참석해 영화가 담고 있는 역사적 무게에 공감했다.
해외 영화계의 반응도 뜨겁다. 일본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이탈리아 피렌체한국영화제, 핀란드 헬싱키시네아시아 등 유수의 영화제에 연이어 공식 초청되었다. 오는 3월 유럽 개봉에 이어 4월 일본 개봉까지 확정되면서 한국의 아픈 역사가 세계 스크린에 펼쳐지게 됐다.
제주와 일본 잇는 역사적 연결고리
이번 일본 개봉을 추진한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 측은 “일본에는 오래전부터 제주에서 건너와 정착한 이들이 많지만, 제주 4·3 사건은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를 통해 제주 4·3이라는 비극과 함께 제주와 일본의 오랜 역사적 연결을 일본 관객들과 함께 돌아보고 싶다”며 배급 이유를 설명했다.
‘한란’을 연출한 하명미 감독 역시 “제주 4·3의 역사가 일본에 정착한 제주 사람들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영화를 준비하며 알게 됐다”며 “이번 일본 개봉을 통해 제주 4·3의 기억이 국경을 넘어 더 많은 곳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연 배우 김향기는 “한국의 중요한 역사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일본 개봉에 대한 기쁨을 표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