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강민주
가수 강민주가 안타까운 가정사를 고백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18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의 ‘도전 꿈의 무대’ 코너에 출연한 강민주는 중학생 시절 어머니를 병으로 잃고, 이어 아버지와 오빠 셋마저 모두 세상을 떠난 충격적인 가족사를 털어놓았다.

이날 무대에 선 강민주는 자신이 6남매 중 막내였다고 밝히며, “중학생 때 어머니가 늑막염으로 돌아가셨다. 돈만 있었으면 치료할 수 있었던 병인데 그러지 못해 지금도 평생 한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는 삶이 너무 고단해서 술을 많이 드셨고, 주사가 심했다. 그런 환경 속에서 학교도 그만두고 고향을 떠나 서울로 상경했다. 17살부터 맹아학교에서 보모 일을 하며 찬물에 빨래를 하고 아이들을 돌봤다. 그래도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 하나로 그 시간을 버텼다”며 힘겨웠던 청춘을 회상했다.
사진=KBS
강민주의 간절함은 결국 결실을 맺었다. 1987년 KBS 방송 60주년 기념 신인가수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뒤 1989년 1집 앨범 ‘여백’으로 데뷔했지만, 이후에도 무려 15년간 밤무대를 전전하며 무명가수로 활동했다. “하루에 10군데씩 밤 무대를 다니면서 아버지 집도 사드렸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것마저 다 날리셨고, 결국 제가 다시 모셔야 했다. 돌아가시는 날까지 술을 너무 많이 드셨고, 밤마다 절 괴롭히셨다. 폐렴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또 다른 가족사를 언급하며 시청자들을 먹먹하게 했다. “설상가상으로 오빠 셋도 모두 일찍 세상을 떠났다. 제 손으로 아버지와 오빠들을 모두 보내드렸다”고 고백한 강민주는, 재작년에는 대장의 80%를 절단하는 큰 수술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너무 힘든 시기에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됐다. 삶의 끝을 생각하다 보니, 그동안 평생 원망했던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더라. 가장으로서 뭔가 해야 하는데 일은 안 되고, 자식은 많고, 아무것도 되지 않으니 술로 세월을 보냈을 것 같다”며 아버지를 향한 감정을 되짚었다.
사진=KBS
강민주는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니까 저도 살고 싶어지더라. 눈물이 났다. 그리고 감사한 마음도 밀려왔다. 제가 지금까지 여러분의 사랑을 받으며 노래할 수 있었던 목청도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것 아니겠냐”며 “그래서 오늘 이 무대는 부모님께 바치겠다”고 전해 깊은 울림을 안겼다.

강민주는 경기도 연천군에서 태어나 1987년 KBS 신인가요제 대상 수상 이후, 힘든 무명 시절을 거쳐 1989년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다. 이후에도 각종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왔으며, 2019년에는 한중치맥축제 홍보대사로도 활약했다. 강민주의 이날 고백은 단순한 연예인의 사연을 넘어, 시대의 아픔을 견뎌낸 한 여성의 삶의 기록으로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