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메탈의 제왕’ 오지 오스본, 76세로 별세…고별 무대 3주 만에 영면
블랙 사바스부터 솔로 전성기, 파킨슨병 투병까지

사진=오지 오스본 SNS
헤비메탈의 상징, 오지 오스본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76세.

22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오스본은 이날 아침 영국 버밍엄 자택에서 가족의 곁에서 평온히 숨을 거뒀다. 유족은 성명을 통해 “오지는 사랑에 둘러싸여 있었다”며 “이 시기 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오스본은 2019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후 오랜 투병 생활을 이어왔으며, 최근 건강 악화로 거동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공식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의 고통은 팬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1948년 영국 버밍엄에서 태어난 오스본은 1969년 기타리스트 토니 아이오미, 베이시스트 기저 버틀러, 드러머 빌 워드와 함께 블랙 사바스를 결성했다. 이들은 1970년 발표한 앨범 ‘Paranoid’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헤비메탈 장르의 개척자로 평가받았다. 그는 특유의 음산한 목소리와 충격적인 퍼포먼스로 ‘어둠의 왕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1982년 콘서트 도중 죽은 박쥐의 머리를 물어뜯는 퍼포먼스는 지금까지도 전설처럼 회자된다.

1979년 오스본은 마약과 알코올 문제로 블랙 사바스에서 퇴출됐으나, 이후 솔로 아티스트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1980년 데뷔 앨범 ‘Blizzard of Ozz’를 시작으로 ‘Crazy Train’, ‘Mr. Crowley’ 등 수많은 명곡을 남겼다. 불세출의 기타리스트 랜디 로즈와의 협업은 헤비메탈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기록된다.

오스본의 삶은 음악 외에도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2002년부터 가족과 함께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더 오스본스’는 MTV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2005년 에미상을 수상했다. 수차례 마약 중독과 가정불화에도 불구하고 그는 음악과 가족을 지키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사진=오지 오스본 SNS
지난 5일, 고향 버밍엄에서 열린 고별 공연 ‘백 투 더 비기닝’은 그의 마지막 무대였다. 오스본은 거동이 어려워 검은 왕좌에 앉은 채 무대에 올랐지만, 블랙 사바스 원년 멤버들과 함께 ‘Iron Man’, ‘Paranoid’를 열창하며 관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메탈리카, 건즈 앤 로지스 등 전설적인 밴드들이 함께하며 그의 음악 인생을 기렸다.

생전에 오스본은 영국과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각각 블랙 사바스와 솔로 아티스트로 헌액됐으며, 그래미상을 다섯 차례 수상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다. 그의 이름은 영국 버밍엄 거리의 별과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도 새겨져 있다.

오스본은 아내 샤론, 딸 에이미와 켈리, 아들 루이스와 잭을 가족으로 두고 세상을 떠났다.

전 세계 수많은 음악 팬들은 SNS를 통해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엘튼 존은 “그는 진정한 전설이자, 내가 만난 가장 재미있는 사람 중 하나였다. 그의 빈자리가 크다”고 밝혔다. 세상을 떠났지만, 오스본은 영원히 록의 심장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