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원타임 출신 송백경, 2019년 합격 후 4년 만에 돌연 성우 활동 중단 선언
“특혜 의혹 사실 아냐...새로운 직업으로 재시작할 것” 심경 고백

사진=MBC ‘라디오스타’


1990년대 말 힙합 그룹 ‘원타임’ 멤버로 큰 인기를 누렸던 송백경이 성우 활동을 정리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고 밝혀 화제다.

송백경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KBS 방송아카데미 수료증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을 게시하며 성우 생활을 마감하는 심경을 전했다. 그는 “나도 한때는 ‘랩’하는, ‘노래’하는 목소리로 크게 흥해본 적도 있고 그렇게 먹고 살던 때가 있었다”며 과거 가수 시절을 회상했다.

성우는 나와 맞는 영역 아니었다



사진=KBS라디오 유튜브 캡처


송백경은 성우라는 직업에 대한 깊은 고뇌를 털어놨다. 그는 “애초에 성우는 나와 맞는, 내가 넘 볼, 그런 영역이 아니었다”고 단언했다. 이어 ‘공식적 성우’라는 직함과 달리 사실상 성우계에서 “개점휴업 또는 폐업” 상태였다고 느끼는 현실, 그리고 소속과 기수라는 꼬리표가 주는 괴리감을 언급하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가끔 미디어에 내가 소개될 때 ‘성우’라는 단어가 나를 수식하기라도 하면 ‘난 내뱉은 적도 없는데 마치 거짓말쟁이가 되어 몰리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토로하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짐작하게 했다.

KBS와 특혜 의혹에 대한 솔직한 생각



송백경은 KBS 전속 성우로 활동했던 시절에 대해서도 상세히 회고했다. “새벽출근, KBS 전속 성우실, 당번 근무, 청소, 낡아빠진 연습실, 원없이 하던 독서, 천사같은 선배님들, 인성이 비뚤어진 잡스러운 선배놈들”이라고 적으며 당시의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그는 “전속성우 업무행위 가운데 독서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던 점이 나를 KBS에 2년 동안 남을 수 있게 만든 거”라고 덧붙였다.

흥미로운 점은 원타임 활동 시절 KBS에 대한 감정이다. 그는 “원타임 시절 때 내가 가장 싫어하고 혐오하고 출연을 꺼리던 방송국이 KBS였다”며 “방송 금지도 많이 시켰었거든”이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성우가 된 후에는 “이 곳에서는 책만 읽은 거 같은데 월급까지 나오네”라고 느끼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한 자신을 둘러쌌던 ‘성우 시험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3차 시험 때 갑자기 나 혼자 들어가는 걸로 바뀌었다는 음모, 소문들이 떠돌기도 했지만 그런 일은 결코 없었음”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내가 연기를 잘하고 목소리가 좋아서 44기 성우로 뽑혔다고 생각한 적이 지금껏 단 한 번도 없다”며 “방송국 측도 염불보다는 특이한 내 이력과 출신이라는 잿밥에 더 관심이 많았을 것”이라고 냉철하게 분석했다.

새로운 직업으로 재시작만 있을 뿐



송백경은 앞으로의 계획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나는 머지않아 곧 한국성우협회와 KBS 성우극회를 탈퇴 할 거야”라며 직업란에 표기된 “성우”라는 단어도 지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부해서 다시 새로운 직업을 가져야겠다”며 “퇴물은 없다 재시작만 있을 뿐”이라는 말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송백경은 1998년 YG엔터테인먼트의 힙합 그룹 원타임 1집 앨범 ‘1TYM’으로 데뷔해 ‘핫 뜨거’, ‘원 러브(One Love)’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큰 사랑을 받았다. 2005년 5집 활동을 마지막으로 그룹 활동이 중단된 후, 2019년 KBS 공채 성우 44기로 합격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2016년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으며, 현재는 요식업(꼬치집)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