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2년 만에 생애 첫 연기대상, ‘언더커버 하이스쿨’로 4관왕 쾌거
시청률 부진에 빠졌던 MBC 드라마국, 구원투수로 떠오른 그의 정체
배우 서강준이 ‘언더커버 하이스쿨’로 생애 첫 연기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2025 MBC 연기대상’에서 서강준은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군 전역 후 첫 복귀작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올 한 해 시청률 부진으로 침체됐던 MBC 드라마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평가다.
대상 수상자로 이름이 불리자 그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무대에 오른 서강준은 “기쁜 마음보다 당황스럽고 놀라운 마음이 크다”며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군 제대 후 첫 작품이라 현장이 너무나 그리웠다”면서 “10년 넘게 연기하며 항상 감사하고 소중하게 생각하자고 다짐했지만, 어느 순간 잊고 살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가 몇 살까지 이 일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끝나는 그날까지 대체되고 싶지 않다. 더 간절하게 연구하고 연기하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전해 동료 배우들의 박수를 받았다.
데뷔 12년 만에 이룬 쾌거
2013년 웹드라마 ‘방과 후 복불복’으로 데뷔한 서강준은 그간 ‘가족끼리 왜 이래’, ‘치즈인더트랩’, ‘너도 인간이니?’, ‘왓쳐’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여 왔다.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지만 유독 대상과는 인연이 없었던 그가 데뷔 12년 만에 이룬 첫 대상 수상이라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서강준에게 대상을 안긴 ‘언더커버 하이스쿨’은 고종 황제의 사라진 금괴를 찾기 위해 고등학생으로 위장 잠입한 국정원 에이스 요원 정해성의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드라마다. 서강준은 30대 국정원 요원이 교복을 입고 학교생활을 하는 모습을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와 고난도 액션으로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시청률 부진 MBC의 구원투수
‘언더커버 하이스쿨’은 이번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포함해 4관왕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최고 시청률 8.3%는 역대 대상작들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지만, 올해 MBC 드라마 중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기록이다.
올해 MBC 드라마는 유독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이보영, 이선빈 등 스타 배우들이 나선 기대작들이 줄줄이 1~2%대 저조한 시청률에 그쳤고, 신예 배우들을 앞세운 ‘바니와 오빠들’은 0%대 시청률을 7차례나 기록하며 ‘MBC 금토드라마 역대 최저 시청률’이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서강준의 ‘언더커버 하이스쿨’은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였다.
드라마 왕국의 부활을 꿈꾸며
한편 MBC는 내년 화려한 라인업을 예고하며 ‘드라마 왕국’의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는 내년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21세기 대군부인’의 주연 아이유와 변우석이 시상자로 등장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또한 ‘믿고 보는 배우’ 지성이 주연을 맡은 회귀 법정물 ‘판사 이한영’이 2026년 1월 2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어 새해 MBC 드라마의 부활 신호탄을 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