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창모, 오는 5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피아니스트 데뷔.
대표곡 ‘마에스트로’의 재해석부터 베토벤 ‘황제’ 연주까지, 힙합과 클래식을 넘나드는 파격적인 무대를 예고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래퍼 창모가 오는 5월, 힙합 비트 대신 클래식 선율로 무대를 채운다.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피아니스트의 꿈을 세종문화회관이라는 상징적인 공간에서 오케스트라와 함께 펼쳐 보이는 것이다.
단순한 컬래버레이션을 넘어, 한 아티스트의 오랜 서사와 음악적 고뇌가 담긴 이번 공연은 크게 세 가지 지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의 오랜 꿈, 힙합과 클래식의 파격적인 결합, 그리고 고향을 향한 변치 않는 애정이다. 과연 그의 손끝에서 울려 퍼질 베토벤은 어떤 모습일까?
버클리 음대 포기했던 힙합 영재의 꿈
창모의 음악적 뿌리는 클래식에 닿아있다. 그는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베토벤, 모차르트, 쇼팽은 나의 선배였다”고 밝히며 클래식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로 그의 대표곡 ‘마에스트로’ 가사에도 이러한 자부심이 녹아있다.
어린 시절 그의 꿈은 피아니스트였다. 2005년 피아니스트 막심 므라비차의 내한 공연을 보고 ‘나도 언젠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버클리 음대 피아노 전공에 두 번이나 합격했지만, 학비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결국 진학을 포기해야 했다. 이후 그의 길은 힙합으로 향했고, 이제는 한국 힙합 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티스트로 자리 잡았다.
베토벤부터 신곡까지 4악장으로 구성된 무대
이번 공연 ‘창모: 더 엠퍼러(CHANGMO: THE EMPEROR)’는 총 4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한 편의 교향곡처럼 기획됐다. 1장 ‘더 드림’에서는 피아니스트 창모로 무대에 올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 1악장 일부를 직접 연주한다. 그는 “피아노에서 손 뗀 지 20년이 다 되어 손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면서도 “베토벤 선배님께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2장 ‘더 보이스’에서는 ‘마에스트로’, ‘메테오’, ‘아름다워’ 등 그의 대표곡들을 라이브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힙합 비트와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사운드가 어떤 조화를 이룰지 기대를 모은다. 3장 ‘더 엠퍼러’에서는 클래식과 힙합의 본격적인 결합을 시도하며, 마지막 4장 ‘피날레’에서는 서울시합창단과 협연한 신곡을 최초로 공개하며 대미를 장식한다.
덕소 주민을 위한 특별한 할인 혜택까지
힙합과 클래식의 만남이라는 파격적인 시도에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특히 힙합 특유의 직설적이고 수위 높은 가사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창모는 “자체적으로 묵음 처리를 할 것이며, 지난 8년간의 공연 경험을 통해 관객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곡은 과감히 제외했다”고 설명하며 논란을 일축했다.
한편, ‘덕소의 아들’로 불리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도 고향 사랑을 잊지 않았다.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덕소리) 주민에게 10% 티켓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는 “덕소에 사는 분들이 이참에 서울을 만끽하고 갔으면 한다”며 재치 있는 소감을 전했다. 이번 공연은 5월 9일과 10일, 양일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