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그의 만화를 보며 꿈을 키웠던 기안84. 드디어 일본에서 자신의 ‘우주’를 만나다.
오는 13일 ‘나 혼자 산다’ 방송을 앞두고, 강남의 주선으로 성사된 만남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돼 화제다.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벅찬 마음을 안고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평소 방송에서 보여주던 꾸밈없는 모습과는 사뭇 다른, 진한 긴장감과 설렘이 그의 얼굴에 가득했다. 그가 이토록 떨리는 마음으로 만나러 간 인물은 바로 자신의 오랜 우상이자 ‘공포 만화의 거장’ 이토 준지 작가다. 이번 만남은 그의 **오랜 염원**, 절친한 동료 **강남의 도움**, 그리고 **진심 어린 준비** 과정이 어우러져 마침내 이뤄졌다. 자신의 ‘우주’와 마주한 기안84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만화의 뿌리, 이토 준지를 만나다
기안84는 과거 여러 인터뷰와 방송을 통해 자신의 작품 세계가 이토 준지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았음을 여러 차례 고백한 바 있다. 그의 대표작 ‘패션왕’, ‘복학왕’ 등에서 보여준 기괴하면서도 독창적인 상상력, 평범한 일상을 순식간에 기묘한 상황으로 비트는 전개 방식의 뿌리에는 이토 준지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실제로 만화 팬들 사이에서는 기안84의 웹툰 속 특정 장면들이 이토 준지의 명작 ‘소용돌이’나 ‘토미에’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는 분석이 많았다. 단순한 모방이 아닌,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오마주를 통해 우상에 대한 존경심을 표해왔던 것이다. 기안84에게 이토 준지는 단순한 유명 작가가 아닌, ‘만화가’라는 직업의 멋과 가능성을 일깨워준 스승과도 같은 존재였다.
강남이 놓아준 다리, 1년 만의 약속
꿈만 같던 이번 만남은 가수 강남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여름,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기안84의 집을 방문했던 강남은 그의 오랜 소원을 듣고 일본 내 인맥을 총동원해 만남을 주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만 해도 방송용 멘트로 그칠 수 있었던 이 약속은 1년여 만에 현실이 되며 많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기안84는 출국 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진짜로 그게 된 거다. 지금 꿈속에 있는 느낌”이라며 아이처럼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토 준지를 “우주 같은 존재”라고 표현하며, 한 명의 팬으로서 느끼는 순수한 경외심을 숨기지 않았다. 수십 년간 책으로만 접했던 전설을 직접 만난다는 사실에 연신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툰 일본어와 그림 선물, 진심을 담다
우상과의 만남을 앞둔 기안84의 준비 과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감동이었다. 그는 직접적인 소통을 위해 일본어 공부에 매진했다. “러닝 뛰는 시간만큼 열심히 했다”는 그의 말처럼,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단어와 문장을 끊임없이 암기하는 열정을 보였다. 서툰 발음이지만 한마디라도 더 진심을 전하고 싶은 팬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역시 ‘그림’ 선물이었다. 동료 만화가에게 전하는 최고의 예우는 그림이라는 듯, 캔버스 앞에 앉은 기안84는 어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붓을 들었다. 자신의 모든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토 준지에게 헌정할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다가오는 3월의 주말을 앞두고 공개될 이번 방송은 오는 13일 금요일 밤 11시 10분,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한 분야의 정점에 오른 두 아티스트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