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싸인’ 속 법의학자 연기를 위해 실제 부검 100여 구 참관한 일화 공개
소련 붕괴 직후 떠난 러시아 유학 시절, 칼 든 강도 만나고 영양실조로 쓰러졌던 사연은?
배우 박신양이 오랜만에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그이지만, 그 명성 뒤에는 상상 이상의 노력이 숨어 있었다. 완벽한 연기를 위해 그가 감내해야 했던 것은 실제 부검 참관부터 목숨을 위협받았던 러시아 유학 시절, 그리고 30년간 흔들리지 않았던 연기 철학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그를 이토록 치열하게 만들었을까.
시신 100구와 마주하다, ‘싸인’ 비하인드
오는 19일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하는 박신양은 배우로서의 삶과 예술가로서의 활동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놓을 예정이다.특히 국내 최초의 법의학 드라마로 큰 화제를 모았던 ‘싸인’ 촬영 당시의 비화는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장르물의 대가로 불리는 김은희 작가의 초기작이었던 이 작품은 편성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신양이 주연으로 합류를 결정하자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그는 극 중 천재 법의학자 ‘윤지훈’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누구도 선뜻 하지 못할 선택을 했다. 바로 실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현장을 직접 참관한 것이다. 50구에서 많게는 100구에 달하는 시신의 부검 과정을 두 눈으로 지켜봤고, 현장 검안에도 동행하며 캐릭터에 몰입했다. 박신양은 “부검을 보고 온 날은 마시지도 못하는 술이 간절하게 생각날 정도였다”며 당시 겪었던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털어놓았다.
칼 든 강도와 영양실조, 목숨 건 유학 시절
그의 연기 열정은 파란만장했던 유학 시절에도 이어졌다. 박신양은 소련 붕괴 직후, 사회가 극도로 혼란했던 시기에 연기 공부를 위해 러시아행을 택했다.당시 러시아는 치안이 매우 불안정해 유학생들에게는 위험천만한 환경이었다. 그는 “길을 가는데 누군가 칼을 들이민 적도 있다”며 생명의 위협을 느꼈던 아찔한 순간을 회상했다. 경제적인 어려움 또한 그를 덮쳤다.
가져간 자금이 모두 바닥나 월세를 내지 못해 아파트에서 쫓겨날 뻔했고,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다. 결국 그는 연기 연습에만 몰두하다 영양실조로 쓰러지기까지 했다. 이러한 극한의 경험은 역설적으로 그의 연기 세계를 더욱 깊고 단단하게 만드는 자양분이 되었다.
30년 외길, 배우 박신양의 진심
이처럼 박신양은 매 작품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캐릭터와 하나가 되는 배우로 정평이 나 있다. 그의 30년 넘는 연기 인생은 단순한 인기를 넘어, 하나의 역할에 대한 집요한 탐구와 진정성으로 채워져 있다.배우 박신양의 치열했던 삶의 기록과 그가 묵묵히 지켜온 연기 철학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오는 19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되는 ‘옥탑방의 문제아들’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