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가요계 풍미한 ‘롱다리 디바’ 김현정, 알고보니 한국인 최초 샤넬 모델이었다
JTBC ‘히든싱어8’ 출연해 파격적이었던 과거와 여전한 가창력 과시
요즘 ‘인간 샤넬’하면 모두가 블랙핑크 제니를 떠올린다. 하지만 제니보다 앞서, 무려 90년대에 샤넬의 선택을 받은 원조 ‘인간 샤넬’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바로 시원한 가창력의 대명사, 가수 김현정이다.
최근 JTBC 예능 프로그램 ‘히든싱어8’에 출연한 그녀가 화려했던 과거를 직접 공개하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그녀가 어떻게 한국인 최초로 샤넬의 메인 모델이 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30년이 흘러 다시 마이크를 잡은 무대에서 어떤 드라마가 펼쳐졌는지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제니 이전에 그녀가 있었다
이날 방송에는 김현정의 17년 지기 절친인 배우 장서희가 지원 사격에 나섰다. 장서희는 김현정을 소개하며 “원조 샤넬걸”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밝혔다. 그녀의 증언에 따르면, 김현정은 한국인 최초로 샤넬의 메인 모델로 발탁되었을 뿐 아니라, 패션쇼 무대에서 직접 라이브 공연까지 펼쳤다. 방송인 송은이 역시 “당시 샤넬 패션쇼에 선 유일한 아티스트였다”고 덧붙이며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패션계에서 동양인 모델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시절, 김현정의 발탁은 그야말로 파격적인 사건이었다. 170cm가 넘는 큰 키와 서구적인 체형, 개성 있는 동양적인 마스크, 그리고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현정 스스로도 당시를 회상하며 “패션쇼 워킹을 하고 라이브로 노래도 했다”고 밝혀, 모델과 가수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독보적인 아이콘이었음을 증명했다.
17년 우정이 밝힌 놀라운 과거
오랜만에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김현정은 여전한 가창력과 시원시원한 각선미를 뽐내며 등장했다. 하지만 전성기 시절의 노래를 다시 소화해야 하는 부담감은 상당했다. 그녀는 “30년 전에 녹음한 곡을 다시 부르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히든싱어’를 준비하며 불면증까지 겪었다”고 고백해 대결에 임하는 진심을 드러냈다.
1라운드 미션곡은 그녀의 대표곡 중 하나인 ‘혼자한 사랑’이었다. 활동 한 번으로 1위에 올랐던 명곡이었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단 2표 차이로 탈락 위기를 넘기며 모두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그녀와의 이별’, ‘되돌아온 이별’을 거치며 점차 안정을 되찾고 원조 가수의 위엄을 보여주는 듯했다.
결과보다 빛난 원조 디바의 품격
반전은 마지막 4라운드에서 일어났다. 최종 미션곡 ‘멍’에서 모창 능력자 ‘고음폭격기 김현정’ 조하늘이 58표라는 압도적인 득표로 최종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원조 가수 김현정은 35표를 얻어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예상치 못한 결과였지만,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김현정은 결과에 승복하며 우승자를 진심으로 축하하는 대인배의 면모를 보였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세월을 거스른 듯한 그녀의 폭발적인 고음과 무대 장악력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향수를 안기기에 충분했다. 90년대 가요계를 풍미했던 레전드 디바의 화려한 귀환이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