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서 경도인지장애 진단 사실을 고백한 원로배우 전원주. ‘댁은 누구세요?’라는 친구의 한마디에 주저앉았던 사연을 털어놨다.
‘후회 없는 착한 마음을 가지고 떠나련다’… 치매 전 단계 진단에도 꿋꿋하게 가족들을 향해 남긴 그녀의 진심 어린 메시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늘 유쾌한 웃음과 호탕한 목소리로 대중에게 건강한 에너지를 전해온 원로배우 전원주. 그런 그가 최근 방송에서 ‘경도인지장애’ 진단 사실을 고백하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치매에 걸린 친구와의 가슴 아픈 일화와 가족들에게 남긴 진심 어린 당부는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과연 그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나도 이제 자꾸 깜빡깜빡한다
지난달 29일 방송된 TV조선 ‘퍼펙트 라이프’에 출연한 전원주는 50년 지기 동료 배우 서우림을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그는 대화 도중 “나도 이제 자꾸 깜빡깜빡한다”며 조심스럽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열쇠를 어디에 뒀는지 잊어버리거나, 방금 만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등 건망증 증상이 일상에서 잦아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1년 전 치매 초기 진단을 받았다고 밝힌 그는 “나 자신도 걱정이지만, 자녀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큰 짐이 될까 봐 그게 더 걱정”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언제나 씩씩한 모습만 보여주던 그의 솔직한 고백에 스튜디오는 순간 숙연해졌다.
친구의 한마디에 주저앉았던 사연
전원주가 치매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된 계기는 가장 친한 친구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그는 최근 동창 모임에서 겪었던 충격적인 경험을 회상했다. 가장 친했던 친구가 치매에 걸려 자신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고 “댁은 누구세요?”라고 물었다는 것이다.
그는 “그 말을 듣는 순간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았다”고 전했다. 이어 치매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고통이자, 살아도 사는 게 아닌 처참한 일”이라며 “주변에 귀찮은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남긴 유언
무거운 이야기 속에서도 전원주는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는 서우림에게 “우리가 이렇게 재밌게 떠들고 있지만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른다”며 “후세대에 좋은 유언을 남기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내 종이를 꺼내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글을 써 내려갔다.
“사랑하는 나의 자녀들아. 우리는 누구나 한번 왔다 가는 인생이다. 후회 없는 착한 마음을 가지고 떠나련다.”
짧은 글귀였지만, 자녀들을 향한 그의 깊은 사랑과 삶에 대한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전원주는 “자식들이 부모가 세상을 떠났을 때 ‘우리 부모님이 인생을 참 잘 살았다’, ‘자식들에게 정말 잘해주셨다’고 기억해주면 좋겠다”는 소망을 덧붙였다.
경도인지장애 정확히 어떤 상태일까
방송에 함께 출연한 전문의는 전원주의 현재 상태에 대해 “검사 결과와 일상생활 모습을 종합해 보면,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에 해당한다”고 진단했다. 이는 인지 기능 저하 증상은 나타나지만,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전문의는 “앞으로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약물 치료와 함께 꾸준한 운동, 인지 활동 등을 병행하면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전원주의 용기 있는 고백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